어머니께서
옥수수를 심고 싶으신데
너무 가물었답니다
비가 좀 와야 하는데
올해는 유난히 가물어서
걱정이시랍니다
하우스에는
각종 모종이 무럭 무럭 잘 크고 있습니다
옥수수 오이 호박 그리고 이름 모를 꽃이랑
뭐 그런 것들이 잔뜩 들어 있습니다
참 대단하십니다
씨앗을 어디선가 구해 오시면
저렇게 싹을 틔우시고
길러서 원하시는 것을 얻으십니다
볼때마다 신기합니다
아주 조그만 씨앗에서 싹이 돋아나고
무럭무럭 자라서 그 씨앗의 스므배 백배가 되는 열매가
매달리는 거슬 보면 정 말 놀랍습니다
더 신기한 것은 땅 속에 무엇이 있길래
아니면 식물에게 어떤 놀라운 기능이 있기에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땅속에서 양분을 뽑아 내고
달콤하고 맛있는 열매를 만드는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아마
우리시대에 씨앗을
싹을 틔워서 직접 기르시는 세대는
어머니 세대가 마지막 일것 같습니다
우리 다음 세대들은
그냥 다 마트에 있는 채소며 과일만
보게 되어서 어떤 씨앗에서 어떤 싹이 나와서
어떤 열매가 달리는지 모르게 될것 같습니다
하기사 닭장에서 기르는 닭과
양념 통닭이 어떻게 다른지 알지 못하는 시대이니
소고기나 돼지 고기는
그냥 마트 진열대에 있는 손바닥 만한 고기일 뿐일 것입니다
그게 생명을 가지고 나름대로
희망과 고통을 느끼며 한 평생을 살아가는 동물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다행입니다
아직은 양념통닭이나 소고지 돼지고기로 보이기 보다는
닭이나 소 돼지로 보이니까요
그래서 잘 먹는 편은 아니지만
그런 고기를 먹를때는 감사합니다
남의 살 먹을때는 최소한그 동물에게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가 안와서 당이 말랐지만
한판만 심어 보자고 하십니다
둘이 쪼그리고 앉아
한판만 심어 보자던게
120개 모판 세개를 심었습니다
다 심고 나서는 한말씀 하십니다
말라 죽으면 다시 심어야 할 것 같다
그럼 나중에 심지 그러셨어요
아니다 비온다는데 괜챦을 것 같구나
시내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오후에 들어가니 하우스에
모판이 다 없어졌네요
밭에 가보니 그 큰밭에 옥수수를 다 심으셨네요
제가 심어 드린다는데 혼자서 힘들게 고생하셨어요
했더니
새벽에 일어나니 비가촉촉하게 와서
얼른 우비 입고 나와서 심으셨답니다
몸도 안 좋은데 감기드시면 어쩌려구요
그 정도는 괜챦다
그러세요
잘 하셨어요
감기 안들게 조심하세요
방도 보일러 좀 팡팡 때세요 따듯하게
기름 아까운데 춥지 않으니 괜챦다
도대체 한겨울에도 반팔입으며
불때고 사는 사람들은
어디있고 어머니 같이 이런 분들은 또 어디있는지
왜 이렇게 사람들이 다른지 알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