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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을 잡아 봤나요

산끝 오두막 2014. 4. 14. 09:09

 

옥수수 모종을 다 내셨네요

이제 밭 갈고 모종 적당히 크면 심으면 되겠습니다

 

 

 

 

 

 

 

하우스 한 귀퉁이에  상추도 싹이 올라 왔습니다

 

 

 

 

 

 

닭장 병아리를 넣는 다고 묵은 닭을 잡으신답니다

어제 밤에 어렵게 두마리 잡으셨는데 나머지 네 마리가 얼마나 날쌘지

잡으실 수가 없었답니다

그냥 두세요 제가 가서 잡아 드릴께요

닭을 잡아 본적이 있냐구요

없습니다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어머니가 원하시는 일이니 하기는 하겠는데

처음 하는 일이니 걱정이 됩니다

 

묵은 닭은 잡아도 아무도 그 닭을 먹지는 않습니다

어머니는 고기를 잘  안드시는 편이고

저도 그렇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연한 고기만 좋아해서 토종 닭 몇년 묵은 것은

질기다고 안먹습니다

압렵 밭솥에 몇시간을 푹 고아야 먹을만 한데

그런 수고를 하느니 양념 통닭을 시켜 먹는 편이 편하지요

 

닭을 다 잡고 나니 닭장이 휑합니다

 

 

 

 

건너편 닭장의 닭은 무사히 살아 남았습니다

저 닭들은 2년 밖에 안됬거든요

아직 알도 잘 낳고

풀어 놓아도 멀리 안가고

 

 

 

 

닭을 잡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닭목을 꼭 잡고 숨이 멎어가는 닭을 보면서

한 생명을 이렇게 죽여도 되는 걸까

아마 고기를 잘 먹지 않기도 하지만

닭고기 먹는게 더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닭고기 먹는 사람들에게

기르던 닭을 한번이라도 제손으로 잡아 보라고 하면

아마 닭고기 먹는거 쉽지 않게 될 것 같습니다

 

언제부턴가 돈만 내면 고기가 식탁에 오르고

그러다 보니 그건 고기일 뿐이지

무슨 생명을 가진 동물이 아닌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양념 통닭을 먹으면서

티브이에 나오는 영양탕 먹는 사람을  마구 뭐라 합니다

어떻게 자기가 기르는 개를 먹을 수 있는가 하고

참 재미있는 논리입니다

닭이나 소는 괜챦고 개는 안된다는 논리 어디서 나온걸까요

저는 고기 잘 안먹습니다

특히 개고기는 안먹습니다

 

그런다고 개고기 먹는 사람들을 뭐라 하지는 않습니다

자기가 하는건 다 괜챦고 남이 하는건 다 안되다는 건

참 이상한 생각입니다

 

닭을 잡으면서 미안해 졌습니다

차라리 기르지 말걸 그랬나

따뜻한 목을 잡고 숨이 끊어질때까지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께서

힘들어 하시니 대신잡아 드렸습니다

처음 하는것이라 두려웠는데

참고 해보니 할 수 있었습니다

 

 

 

 

 

 

죽은 닭을 대신해서

새 닭장에 들어 갈 어린 닭들입니다

집에서 어미 닭이 깐 병아리들 인데

무럭 무럭 잘 크고 있습니다

 

 

 

모이통도 새로 만들고

조립식 판넬 유바로 양쪽을 구무려 막고

쓰러지거나 낮으면 먹기 힘들까봐 받침도 달고

 

 

 

 

 

왕겨도 수북하게 새로 깔아주고

새집에서 무럭 무럭 편안하게 잘 컸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께서 마음에 짐이던 일이 해결 되었다고 좋아 하십니다

 

저는 그것으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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