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집짓기

깊은 산속 혼자서 집짓기

산끝오두막집

혼자살아가기

허리가 삐끗했어요 2

산끝 오두막 2015. 12. 22. 09:01

 

3 일을 꼼짝하지 않고 누워 있었습니다

꼼짝하지 않았다

이 표현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난방이 장작난로뿐이니

장작난로에 장작을 넣어야 하고

배가 고프니

밥을 해서 먹어야 하고

허리가 아파 찜질을 해야 하니

찜찔 물주머니에 끓는 물을 넣어 찜질을 해야 하고

 

그 최소한의 움직임을 위해

기어 다니거나

그냥은 허리를 펼수 없으니 벽을  짚어야 하고

허리가 제일 힘들어 하는건 화장실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낑낑거리고 움직이기는 했으니까요

 

한번 허리를 펼때마다

지구에 모든 통증을  끌어 않은 것 같은

고통을 이겨내야 합니다

 

이럴때면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들

당연하다고 생각 했던 것들

신체의 팔다리들

안 아픈 신체의 모든 것들이 고맙습니다

 

3 일을 꼬박 그렇게 하고 나서

허리를 살살 짚고 일어나 서서 세상을 바라보니

너무 좋습니다

일어설수 있다는것

두 다리로 걸어 다닐수 있다는것

아팠지만 나을 수 있다는 것

몸을 써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럴때마다

하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건강하다는 것은 정말 고맙고 귀하고 값진 것이라는 것

 

드디어 일어서서

문을 열고 마당에 나왔습니다

자르다가 만 장작들

마당을 넓히느라 베어 놓은 통나무들

치우지 못한 물건들

 

당분간은

그냥 두고 보아야 겠습니다

허리가 말끔하게 나을때까지는

몸을 조금 덜 써 보려 합니다

 

 

 

 

 

 

'혼자살아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출장 2  (0) 2015.12.22
출장 1  (0) 2015.12.22
허리를 삐끗했어요  (0) 2015.12.11
저녁노을  (0) 2015.12.07
마당 넓히기  (0) 201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