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일을 꼼짝하지 않고 누워 있었습니다
꼼짝하지 않았다
이 표현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난방이 장작난로뿐이니
장작난로에 장작을 넣어야 하고
배가 고프니
밥을 해서 먹어야 하고
허리가 아파 찜질을 해야 하니
찜찔 물주머니에 끓는 물을 넣어 찜질을 해야 하고
그 최소한의 움직임을 위해
기어 다니거나
그냥은 허리를 펼수 없으니 벽을 짚어야 하고
허리가 제일 힘들어 하는건 화장실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낑낑거리고 움직이기는 했으니까요
한번 허리를 펼때마다
지구에 모든 통증을 끌어 않은 것 같은
고통을 이겨내야 합니다
이럴때면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들
당연하다고 생각 했던 것들
신체의 팔다리들
안 아픈 신체의 모든 것들이 고맙습니다
3 일을 꼬박 그렇게 하고 나서
허리를 살살 짚고 일어나 서서 세상을 바라보니
너무 좋습니다
일어설수 있다는것
두 다리로 걸어 다닐수 있다는것
아팠지만 나을 수 있다는 것
몸을 써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럴때마다
하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건강하다는 것은 정말 고맙고 귀하고 값진 것이라는 것
드디어 일어서서
문을 열고 마당에 나왔습니다
자르다가 만 장작들
마당을 넓히느라 베어 놓은 통나무들
치우지 못한 물건들
당분간은
그냥 두고 보아야 겠습니다
허리가 말끔하게 나을때까지는
몸을 조금 덜 써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