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눈때문에 부러진 처마를 고쳐 볼까하고
처마를 걷어 내고 있습니다
아래 횡대는 낙엽송이고
받침은 거푸집을 대고 위에는 공사장울타리 철판을 덮었는데
횡대가 부러졌습니다
마당도 넓힐겸 처마도 손볼겸 뜯고 있습니다
저 두루마리 보온재는 이 다음에 쓰려고
사다 놓은 것인데 하얗게 뜯긴것은 새들이나 다람쥐들이 뜯어 갑니다
새집지을때 둥지 만드는데 유용하거든요
털옷이나 이런걸 밖에 걸어 놓으면 며칠 안되서
털이 다 뽑혀 옷을 못쓰게 됩니다
위 덮개 철판을 걷어내고는
새집이 있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새들은 아직 알 나을때가 아니거든요
새집안에 꼬물거리는 새끼가 있어 자세히 들여다 보니
다리가 네개입니다
새는 아니네요
다람쥐인가 하고 둥지를 잘 정리해서
예전에 쓰던 새집에 넣어 놓고 이층 호젓한 구석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알아서 찿아 가겠지하고
어
다람쥐가 아니네요
날 다람쥐입니다
날다람지 비행 하는거 보신적 있나요
얼마나 우아하고 멋진지 모릅니다
5년전쯤 처음 통나무집 지을때 날다람쥐가 이층에 살았는데
가끔 비행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었습니다
그 뒤로는 안보여서 딴곳으로 갔나 죽었나 궁금하다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얼마나 반가운지요
옮겨 놓은 집은 거들떠도 안보고 원래 둥지 있던 곳에서 계속 맴돌고 있네요
날다람쥐 눈에는 내가 거대하고 무서운 동물일텐데 바로 옆에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끼를 찿으려는 걸 보면 대단한 용기입니다
한참을 1미터도 안되는 거리에서 서로 빤히 보고
있습니다
눈으로 말을 해보려고 애를 써 봤습니다
해치려는게 아니야
네 집은 이쪽에 옮겨 놓았어
한참을 손짓으로 몸짓으로
얘 여기야 여기 여기있쟎아 아무리 해도 오질 않네요
둥지를 들어서 보여주고 한시간을 마주고보 몸으로 손으로 소리로 알려주니
간신히 옮겨놓은 집으로 들어 왔습니다
불안한지 새끼들을 물어서 딴곳으로 나릅니다
아마 예비 둥지가 하나 더 있는 모양입니다
세번쯤 드나 들고는 더 안오는 걸 보니 세마리 인가 봅니다
보온재 뜯어 간것도 가끔 지붕에서 우당탕걸리는 것도 용서 하기로 했습니다
저 정도 용기라면 무사히 새끼들을 잘 길러서
저에게 또 멋지게 비상하는 모습을 보여 줄테니까요
이래저래 오늘은 생각만큼 일은 못했지만 기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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