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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집의 일생

산끝 오두막 2014. 8. 1. 14:18

 

이 통나무집은

2004년에 짓기 시작해서 2013년까지 고치고 만들던 집입니다

처음 2004년에 이 숲속에 들어 왔을때는 주변이 집뒤에 보이는

완전한 낙엽송 숲이었습니다

길도 없었고

전기도 없고

계곡도 멀리에 있어서 물도 없었습니다

 

길도 소로를 만들고

물은 우물을 파고

전기는 발전기를 이용했는데

전기 없이 돈없이 집을 지을수 있는 가장좋은 방법이 무엇일까

기계톱과 주변의 낙엽송을 이용하자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순전히 혼자만의 인력으로 만든 것인데

포키가 있었지만 집 만드데는 땅파는 것을 빼고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정밀한 작업이 안되어서 자르고 들고 끼우고 하는것은

다 인력으로 했던 집입니다

 

돈은 지붕재 조립식 판넬 값 못값 각재 값등해서

총 백만원이 조금 넘게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너무 추워서 옆의 통 유리창이 달린

컨테이너를 하나 마련해서 사는 건 그 방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방을 북쪽에 덧대어서

해가 안들어 작년에 죽자고 앞쪽으로 그 방을 이동했는데

그 때가지 이 통나무집을 해체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시원하고

공간도 넓고 혼자서  샌드백도 치고 줄넘기도 하고

로켓스토브도 만들고 수리도 하고

이층방에서는 책도 읽고

비오는날 숲속 통나무집에서 비구경 하는것은

참으로 멋진 경험입니다

겨울에도 작업공간으로 운동 공간으로 좋았습니다

 

 

 

 

애써서 작은 방을 옮기고

해가 든다고 그렇게 좋아하던게 불과 서너달 전인데  

참 인간이라는 존재가

단지 몇 달 앞을 못 보는게 신기합니다

 

 

 

그 자리에서 낙엽송을 베어

혼자만든 만든 순수한 통나무집

십년이 되어서 삶을 마칩니다

 

그 동안 고생했다

모든 것은 태어나면 사라지고 그러는 것일 겁니다

 

통나무집이 그렇게 일생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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