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이든지
세상에 태어나면 소멸하는게 이치일겁니다
누군가 20대에 요절을 해서 아깝다고 하던데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합니다
몇 살에 세상을 떠나야 안 아까운 것일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저는
참 지겹게도 오래 살았네
아프지 않고 죽을 수 있으면 이제 그만 떠나도 좋을텐데
그런 생각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뭘 더 이룰것도 없고
뭘 더 해야 할 일도 없고
하루 더 산다고 무엇인가를 더 할것 같지도 않고
바라보는 세상도 다 그냥 그런것 같고
욕심도 없고
돈도 필요 없고
그래도 죽는 날까지는
언제 죽을지 모르기때문에
지금 하는일을 열심히 합니다
그리고
또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 다음에 하지뭐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하얀집을 만들때는 참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2005년쯤에 만들었으니 10년쯤 되었습니다
그 때는
이 집을 지금쯤 헐어야지 하고 생각하고 지은것은 아닙니다
그냥
모든 것들의 일생은 그런것 같습니다
태어나면 사라지는게 이치일겁니다
천년만년 살것같이 그러다가 내일 죽으면 참 웃길겁니다
지을때는 예쁘게 따뜻하게 지어야지
돈은 최대한 적게 들여야지
그래서 마음에 들기는 했습니다
돈을 많이 들였거든요
팔백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올해 헐게 될지 모르고
작년에 지붕을 또 열심히 덮었습니다
지붕에 덮는게 아스팔트슁글인데 혹시 앞으로 집을 만들게 되면
절대로 저걸 덮지는 않을겁니다
뜯을때 너무 애를 먹었습니다
골조를 작업할때 조금더 신경을 써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몇군데는 실수를 했지만 나름 괜챦은 집이었습니다
십년만에 해체를 하는데
해체된 자재를 몇퍼센트나 재활용하게 될까 궁금했는데
거의 90퍼센트를 재활용 할 정도로 잘 분해 되었습니다
나사못을 일일이 빼고 줏어 모으고
나사못 하나가 땅에 떨어지면 사다리를 내려가서 주워서 통에 넣으면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아껴야 된다
띠끌도 모으면 태산이다
십년만에 하얀집이 일생을 마쳤습니다
집이란게 누군가는 짓고 누군가는 부수고 또 누군가는 새로운 집을 짓고
땅만 그자리에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이 땅에 우리는 20년을 살던지 100년을 살던가 사라지게 되고
우리 다음 사람들이 또 그렇게 살아 갈겁니다
그렇게 보면
얼마를 살았는지가 중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 살았는지가 중요할텐데
우리는 어떻게 보다는
얼마 라는것에 집착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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