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한번도 살아보지 못한 축사입니다
뒷편이 산인데
나무가 크면 축사지붕을 덮습니다
어머니 생전에는
매년 봄에 산과 축사경계에 나무를 잘라드렸는데
몇해를 그냥 지났더니 축사지붕가지 나무가 덮습니다
언제 잘라야지 했는데
연휴라 시간이 여유로워서 자르기로 했습니다
예전에는 엔진톱으로 밑둥까지 자르고
비탈면은 모조리 잘라내곤 했는데
이제는 대충 전기톱으로 중간을 자릅니다
축사길이가 30 미터쯤 되는데
산에 붙어 있어서 옆에 나무 다 자르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나무를 자르다 보니 조생종 밤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조생종이라하나
토종이라하나
아주 작은데 맛은 달고 단단합니다
개량종은 아주 큰데 무르고 단맛은 덜합니다
주워야 하나
주워서 뭘하게
팔것도 아니고 구워 먹을 것도 아니고
삶아먹을 것도 아니고
누군 준다고 고마워 하지도 않을 이 볼품 없는 작은 밤을
뭐하러 주워야하지
그냥 둘까
그러다가 몇개만 주어야지했습니다
잘 보관하다가 겨울에 다시 뿌려 놓지뭐
산짐승들이
겨울에 먹을것 없을 땐 아주 유용할거야
그런생각에 조금 줏었습니다
어차피 내 것은 없는게 세상이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