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가 잘 크고 있습니다
풀밭에 크는 옥수수인데 풀이 먼저 크지 못하도록
열심히 잘라주고 있습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자고 다른것은 완전히 몰살시키는 것이라면
그것이 옳은 것인가
김매기 싫어서
풀 뽑기 싫어서
더 큰 옥수수를 얻기위해서
농약을 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런데 그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생계를 위한일이고 수입이 이 옥수수가 전부라면
저도 농약을 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쩔수 없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안해도 되는데
더 많이 라는 욕심을 위해서 그런다면 그것은 좀 생각해 볼일일것 같습니다
한계나 기준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누가 정해 주는 것일까
이 정도면 괜챦은거 아닐까 하는 기준은 무엇이 적정한 것일까
여하튼
농약은 한방울도 안치고
비료 한 알개도 안주고
그냥 퇴비로만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 농법을
제 나름대로 이름지었습니다
예초기 농법
죽자고 풀만 깍는 농법입니다
옥수수가 여물어서 따고 나면
저 중앙에 보이는 자생적으로 난 들깨를 잘 길러보려 합니다
올해는 깨는 안심었습니다
저 스스로 난 들깨로 대신하려 합니다
케일은 끝내 한 잎을 못먹어보고
순도 큰잎도 모두 송충이가 먹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고추나 피망은 몇개씩 따 먹고 있어서
위안은 됩니다
예초기 농법이 위험한것 주위 하고 집중하지 않으면
들깨나 어머니가 예뻐하시던 화초까지 한순간 모두 잘라 내버릴 위험이 크다는 것입니다
화초나 모종 주변은 낫으로 먼저 세심하게 베어내고
그 다음에 예초기롤 조심하면 풀을 깍아야 합니다
백합을 보니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절반을 잘라먹고 간신히 몇개 남겨두었는데
꽃을 피웠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어머니 생각이 줄어 들어야 하는데
여전히 같은 느낌입니다
잊혀지기는 할까
잊혀져야 하는데
안 잊혀지는 것이 맞는걸까
옥수수는 잘 크고 있습니다
바구니에서 옮겨준 새집도 잘 있습니다
부화해서 새기들도 무럭무럭 잘 크고 있습니다
얼른 커서 집을 비워주어야 치울텐데
벌써 네시간째 풀을 깍고 있습니다
예초기 진동으로 오른쪽 팔은 뻐근하다 못해 저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