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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의 기쁨

산끝 오두막 2015. 9. 7. 11:15

 

참외는 두개쯤 따 먹었는데

풀숲에 어디있는지 몰라서 반은 골아서 버렸습니다

파란 고추는 빨간 고추 따다가 가지 부러트린걸 모은것인데

많이 맵습니다

가지도 하나따고

먹는 사람들이 없으니 그냥 수확하는 기쁨 뿐입니다

작은 농사를 짓는 것은 그렇습니다

열매를 수확해도 줄곳도 없고

마트에 좋은 농산품이 널려 있으니 도시에 누굴 준다해도 고맙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런 무농약에 무비료의 열매들은 볼품이 없거든요

맛도 월씬 덜합니다

유기농이니 맛이 더 좋을 거라구요

아닐겁니다

맛은 더 없습니다 밍밍하지요

 

 

 

 

청포도가 맛있게 익었습니다

안 익었을때는 참 많이 시었는데

잘 익고 나니 달콤합니다

 

어머니가 농사지을때 마음을 알거 같습니다

누굴 주고는 싶은데 줄 사람도 없고 받아도 좋아하지 않으니

수확하는 기쁨만 있으신 걸 이제 알 것 같습니다

 

혹시

부모님이나 이웃이 농사지어서

무엇인가를 나주어 주셔서 받았다면

조금 더 격하게 감사하다는 표현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농산물은 작은 텃밭에서 정성과 사랑으로 만들어진 것이니

마트에서 파는 것과는 아주 다른 것이고

그것을 주려는 마음은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가족과 같은 사람에게만 주려는 마음일테니

받는 사람들은 좀더 격하게 오버하듯이

감사의 표시를 하는것이 좋을듯합니다

몇번씩 더 감사의 말씀을 전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빨간고추가 점점 많아 집니다

이제 덜 빨간 것들은 골라내고

꼭지따고 자루에 담아서 보관해야 겠습니다

빻아서 고추가루를 만들건지 그냥 고추로 보관할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배추는 심지 않았습니다

김장이라해봐야 몇 포기 하지 않을텐데

굳이 심어서 또 누굴 주어야 하나 걱정하는 것도 그렇고

오두막 근처에 아우가  자기가 심은 것 몇 포기 주겠다니

감사하게 받아서 김치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쫑이가 이사를 했습니다

뜨거운 해가 지나갔으니

비 안맞는 축사 아래로 이사을 왔습니다

 

어머니 댁의 모든 것들이

어머나 생각을 나게 합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안 계십니다

 

매주 갈때마다 사진을 보며 인사 드립니다

저 왔어요

고추 땄어요

풀도 깍았구요

저 가요

내일 내려 갈때 다시 들리게요 

살아가실때 하던것과 똑같이 합니다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자연스럽게 안하게 될때가지는

그냥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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