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오긴 했나봅니다
어머니댁 집뒤 비탈 두릎밭이 무너졌습니다
다행히 집 뒷벽까지는 밀려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사람힘으로는 엄두가 안나는 양입니다
언제 포키를 가져다가 퍼 올리고
정리를 해야 될정도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어머니가 계셨으면 많이 놀라시고
걱정하셨을 것 같습니다
어떤일이던지 별일은 없습니다
보통 분들은 안 당해봐서 그런거지요
늘보는 사람들은 별일 아니라 생각하지만
어쩌다 당하는 사람들은 놀라운 일들이 많을겁니다
그래도 심었다고
거두어야 한다는 마음이 들어서
그냥 둘까하다가 아픈허리때문에 쪼그리고 앉아서
빨간고추를 따서 하우스에 널었습니다
내장이 아픈것이 더 아플까
근육이 아픈것이 더 아플까
정신이 아픈것이 더 아플까
가끔 생각해 봅니다
그중에서 제일 아픈것은 정신이 아픈것일겁니다
정신이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무리 건강해도 소용없지만
몸은 아무리 아파도 정신이 마음이 건강하면 행복할 수 있을겁니다
옥수수도 하우스 안에서 잘마르고 있습니다
청포도와 다래는 정말 그냥 둘까 합니다
그러다가 또 딸지도 모르지만 지금 생각에는
그냥 두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