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들깨를 안심었습니다
작년에 그냥 밭에 난 것들을
모아서 기른것을 안 거둘까 하다가
그래도 거두어 두었는데
거두었으니 털어야겠습니다
농사라는것은
적게 짓거나 크게 짓거나 같은 마음일 겁니다
심었으니 키워야하고
키웠으니 거두어야 하고
거두었으면 털어야 합니다
어머니가 생전에 하셨던
말씀들이 생각났습니다
어떻게 밭을 놀리니
심었는데
어떻게든 잘 키워하지 않겠니
깨를 좀 털어 볼까 합니다
덮개를 바닥에 깔아 놓고
도리깨질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께서 나중에 아프실대는 힘이 없으셔서
거두어들이고 도리깨질까지는 제가 하고
마직막에 키질을 해 주셨는데
이제는 제가 키질까지 해야합니다
그런데 그냥 흔들면 될 것 같던
이 키 질이 생각처럼 잘 안됩니다
모종을 심고
잡초를 제거하고
거두어 들여서 털고
키질을 해서 잘 골라낸 들깨들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그냥 마트에서 간단히 사면 되는 농산물들이
이렇게나 손이 많이가는 것들이고
나이든 농부어르신네들이
침침한 눈으로 하나씩 돌을 고라내는 것들이라는것을
아는 분들 많이 없으실 것 같습니다
날도 춥고
손도 곱고
키질은 잘 안되고
선풍기 틀어 놓고 쏟아 부으면서
들깨 절반을 날리면서
깡지를 골라내고
대충 마무리 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