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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산끝 오두막 2014. 9. 15. 09:34

 

혹시

생각해 보신적 있나요

 

고추는

하나하나 손으로 따서

하나하나 수건으로 닦고

하나하나 꼭지를 따고

하나하나 손으로 뒤집어 말리면서

고추가루를 만든다는걸 

 

혹시

생각 해 보신적 있나요

 

시골에서 부모님이 주시는 콩이며 팥이며

이런 것들은

겨우내 노인분이 침침한 눈으로

쟁반에 놓고

한알 한알 고르고 또 골라서

주시는 것들이란 걸

 

이 세상에 모든 것들은

 

어떤 생물이거나

어떤 사람이거나

어떤 흙알갱이 하나이거나

어떤 고추 하나이거나

어떤 나무 한그루이거나

어떤 콩 한알이라도

 

모두 누군가의 사랑의 손길이 배어 있는 것들이란걸

 

 생각 해 보신적이 있나요

 

그런데

세상에 존재 하는 그 모든것들을  소홀하게 대하나요

왜 남의 생명을 소홀하게 마구 홀대 하나요

자신의 생명만이 소중한가요

 

자신의 욕심 때문에 남을 죽이거나

자기가 기분이 나쁘다고 남을 해치는것은

나쁜 짓 입니다

 

사람은 서로 따뜻하게 대하고

돈보다는 사랑이나 희망이나 배려나 이런게

더 중요한것인데

 

왜 그런 것들은 안가르치고 

돈벌어 부자 되라고만 가르치나요

돈이 정답이라고 가르치는 사람들은 누군가요

 

좋은차가

명품가방이 그렇게 좋은가요

 

정성들여서

하나하나 기르고 

하나하나 닦고

하나하나 꼭지를 따서

하나하나 손으로 뒤집어 가며 말린

고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지은 죄가 많아서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것같지는 않지만

혹시 다시 태어난다면

난 돈보다는 어머니같은 생각을 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사실은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지는 않습니다

지겨웠거든요

사람으로 산다는것이

 

탐욕이

살인이

남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무서웠거든요

 

 

 

 

어머니가 힘들어 하셔서

주말에 내내 고추를 땄습니다

둘이 쪼그리고 앉아서 고추를 하나하나 닦습니다

꼭지를 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셔도 재미있습니다

열심히 맞장구를 칩니다

 

그래요

그치요

저런 그분은 너무 했네요

 

같이 밥을 먹으면

마음이 조금 편해 집니다

저 때문에라도 밥을 조금은 더 드시는것 같아 보이니까요

 

함께 있어 드릴까요 

제가 밥해드리고 같이 농사지으면 좋을텐데요

 

아니다

젊은 시절에는 일을 해야지

농사는 일이 아닌가요

그래도 배우고 여태 한일이 있는데

끝까지 해야지

혼자 있는게 편하구나

그리고 다 큰자식 뒷치닥거리 하는거 싫다

 

그러세요

무엇을 하시든지 원하시는대로 편하신대로 해 드릴게요

 

 

 

 

늙은 오이와 호박들은 닭먹이가 되었습니다

닭을 잡을때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자식들은

저 닭을 잡아서

목을 비틀어서

뜨거운 물에 데쳐서

손으로 저 많은 털을 일일이 하나씩 뽑는 다는걸 알고나 닭백숙을 먹는걸까

 

 

 

 

 

 

가을이 왔습니다

가스 온수기를 거금을들여서 사고

설치를 했는데 온수가 안나와서

살짝 기분이 안 좋습니다

온수기가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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