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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끝 오두막 2014. 9. 11. 09:08

 

들깨가 무성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농사를 지으실 수 있으면 좋겠는데

제가 아무리 힘들어도

어머니가 농사를 지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농사를 지으시며 좋아 하시는것을 보면

너무 행복합니다

기력이 많이 쇠하셔서 힘들어 하시는걸 보면

마음이 너무 안스럽습니다

 

 

 

 

 

 

 

 

울타리에 다래를 따야 한답니다

키도 안자라고 힘이 들어서 따실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네 올해는 많이 안 열었네요

내년에는 많이 열리겠지요라고 위안을 해드립니다

 

 

 

 

 

수세미도 보입니다

원래 이름은 무엇일까 참 궁금합니다

원래 이름이 수세미는 아닐거 같은데

기억이 납니다

잘 말리면 수세미 같은 모양이 되는거

요즘은 약으로 쓴다고 합니다

얇게 잘라서 술이랑 설탕을 넣고 뭘 만든다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어디에 좋은지

 

 

 

 

다래 양이 많지 않아서 그냥 담그신답니다

따면서 잘익은 걸 몇개 먹었는데 달콤하니 좋습니다

촌놈은 촌놈인가 봅니다

초코렛 같은것 보다는 저런걸 더 맛있어 하는걸 보면요

 

 

 

 

머루도 따고

요즘은 포도가 너무 크고 달아서 저런 야생 머루를 먹으려 하면

답답하기도 합니다

먹는 것은 거의 없고 씨와 껍질만 많아서 불편하지만

꼭꼭 씹어 먹어 보면 나름 달콤하고 먹을 만 합니다

 

 

 

 

대충 가을 걷이를 간단하게 했습니다

송편 빚으신다고 쌀을 찧으러 가시고 싶으시답니다

어머니가

이렇게 소소하게 계속 무엇인가를 하며

자식들을 기다리신다는 것이 기쁨이신가 봅니다

쌀을 빻고

오랫만에 해물 칼국수가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방앗간 근처의 칼국수 집에 가서 둘이 오붓하게 식사를 합니다

많이 드세요

어머니 위에는 밀가루 안 좋은데 하면서도

이제는 무엇이든 하시고 싶으신대로 해드리고 싶습니다

 

 

 

 

 

밤나무 아래 풀도 마저 깍고

차례에 지낼 밤이 여문게 있나하고

찿아 보라고 하셔서 보았는데 아직 여문게 없습니다 

대추는 그럭저럭 쓸만 한데 밤은 아직 아란도 안 벌어졌습니다

억지로 벌어진 밤 몇개를 따고

올해는 밤을 사야 할래나봐요 했더니

그러자고 하십니다

 

얼마 후에는 

이 모든 것들이  어머니와 함께 하지 못할거란 생각을 하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언젠가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야 하지요

 

그게 언제 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마음이 준비가 되는날이 오기는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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