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조그만 기다리세요
제가 구해 드릴게요
아
지금 때가 어느땐데 아직도 눈을 이렇게 치우면서 길을 내면서
빠진차를 꺼내러 가는걸까
남들이 믿기나 할까
믿거나 안믿거나 차는 눈에 빠졌고 포키 삽으로 밀기에도 눈이 많아서
바가지로 퍼내면서 가야 한다는게 웃기기도 합니다
형님
제가 왔어요
많이 기다리셨죠
작전을 좀 세워 봅니다
포크레인 작전을 처음엔 간단했는데
세부적인 작전은 좀더 복잡해졌습니다
일단 산타페 앞쪽 눈을 다 치우고 차 밑바닥 눈을 다 치우고
차를 앞으로 뺀다
좁은 임도를 아슬하게 비켜서 포키가 뒤로 간다
뒤편눈을 다 치우고 산타페를 뒤로 뺀다
집까지 가는 이 눈길에 눈을 다 치운다는것은
해가 지는 지금 불가능 합니다
지금은 내려간다고 해도 내일 아침에 다시 올라 온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뒤로 빼 놓고 걸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산타페를 조금 앞으로 억지로 빼냈습니다
이제 좁은 임도 눈위에서 산타페 옆을 지나 뒤편으로 가야 하는데
눈길에 트랙 포키는잘 미끌어 집니다
조심해야지 옆으로 떨어지면 큰일 납니다
산타페 옆으로 간신히 넘어와서 뒤편쪽을 눈을 다 치웠습니다
앞으로 가기에는 눈이 너무 많고
빠지면 또 더힘들거 같아서 뒤쪽을 치우고 산타페는 뒤로 빼내 놓고
짐은 포키에 싣고 가기로 합니다
운전석에도 짐을 가득 싣고
뒤에도 짐을 싣고 산타페는 눈 없는데 까지 후진 해놓고
형님 구하기 임무를 완수한
포키를 끌고 집으로 갑니다
진눈개비가 비와 같이 조금식 떨어집니다
빨리가서 불피우고 양말 말리고 밥을 먹어야 겠습니다
눈속에 차 밑바닥 눈을 퍼내느라 삽질을 죽어라 했더니 허리도 아프고
온 몸이 뻐근합니다
사는게 재미있습니다
아무일도 없으면 그게 무슨 삶이겠냐고 생각합니다
견딜만한 고통과
음식이 무엇이든 배고프지 않게 먹을 만하고
몸이 크게 아프지 않으면
너무 감사한 삶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