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을 김치 하나만 먹다가
오랫만에 쉰김치로 찌게를 끓여 보았습니다
얼나마 쉬었는지
시큼한게 하얀 곰팡이라 하나 그런게 잔뜩 있는데
끓이면 괜챦을 거야 하고 끓였는데
먹을만 하지 않습니다
먹을 만하지 않다
이 말은 반대로 하면 참고 먹을 만하다
그런 뜻이기도 합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찌게를 준다면
욕을 먹을 겁니다
그런데
자기가 끓인 찌게라고 군말없이 참고 먹습니다
이상합니다
똑같은 찌게인데
남이 끓여서 날 주면 욕을 하고
자기가 끓이면 참고 먹을 만 한가 봅니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이 시큼한 찌게가 먹을 수록
점점 더 괜챦은 맛입니다
그런데로 먹을 만하네 하면서
나중에는 밥에다 비벼 먹기 까지 합니다
뭘까 이건
맛이 이상하다고 참고 먹어야지 하던 찌게가
음
그런대로 맛있네 로 바뀌는건
인간이 간사한걸까
몰랐던걸 알게 된걸까
똑같은 찌게인데도
남이 하면 맛이 없다고 뭐라하고
자기가 해 먹으면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상한 것도 자꾸 먹으면 괜챦아지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이상한것을 맛있다고 먹는 걸 보면
다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 졌습니다
아침에 찌게를 먹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라도 누군가를 위해 찌게를 끓여준다면
그냥
맛있구나하고 먹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위해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했다면
내 기준으로 좋다 나쁘다를 말하지 말고
그냥 감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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