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약을 타자고 합니다
긴카약과 짧은 계곡용 카약을 가지고
호수로 갔습니다
초겨울 강풍이 잔잔한 호수에
웬만해서는 볼수 없는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친구는
카약과 패러 암벽 등반을 오래한 친구인데
정확하게 친구는 아니고 한참 나이어린 후배지만
제게 나이차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서
친구처럼 생각하는 후배인데
초보인 제가 타기에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 카약은 플라스틱 재질로
좀 긴것인데
길수록 좁을 수록 잘 나간답니다
그중에서도
에프알피 재질이 더 잘나가서
아는분이 플라스틱은 안탄다고 맞겼는데
창고에 넣기전에 한번 태워주고 싶다고 해서 나왔는데
날씨가 안 도와주네요
호수 선착장에 내려가서
어선을 구경하려고 합니다
고기잡는 어선이 하나 있었으면 하는데
어업권을 포함해서 가격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고기를 잡으려는 것은 아니고
호수건너 땅에 무엇을 해보려는데 필요하거든요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너무 아름다운 경치입니다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태양이 빛나고
호수에 그 빛이 반사되고
구름이 흐르고
파란 하늘이 산 뒤로 펼쳐지는
정말 아름다운 지구입니다
눈을 들어
아름다운 하늘을 보면
내가 무엇을 입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타고 있는지
내 주머니에 돈이 얼마있는지는
하나도
안 중요해집니다
두팔을 벌리고
가슴 가득 신선한 공기를 들여마시면
아
이 세상은
이 하늘은
정말 멋진거야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아마
저는 길에서 죽을겁니다
객사라고 하지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호수 건너편에 갓는데
이 한겨울에 움막을 지어 놓고 낚시하시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차위에 카약을 보더니 배내릴만한 곳을 친절하게 가르켜 주십니다
이 추운데 고기가 잡히나요하고 물었더니
잡힌답니다
릴대를 엄척나게 걸어두셨고 센서까지 장착해서
고기가 잡히면 센서가 울려서 움막 안에서도
고기가 잡힌 것을 알게 해 두었습니다
오랫만에 외지인을 만나것이 반가우신지
묻지도 않은 이런 저런 말들을 해 주십니다
가맘히 듣다보니
집에서 부인이 일년내내 낚시터에 가서
살다시피 하니 화를 내시는가 보구나
아마 그럴때는 이렇게 강변하시겠지
돈 싸질러가면서 해외여행 다니고
도박하고 노름하고 술 쳐먹고
집에서 마누라에게
행패부리는 놈들보다 훨씬 건전하다고
아마
이 분은 나쁜것을 기준으로
자신을 덜 나쁘니까 좋은 일을 하는거라고
주장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미 있습니다
누군가의 빰을 때린사람이
뺨맞은 사람에게 죽이지는 않았으니
뺨만 때린
내게 감사하라는 논리와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겁니다
오늘은 바람이 너무 불고 파도도 좀 세고
기상이 별로여서 카약 타기는 포기하고 돌아 왔습니다
카약을 내려서
창고에 정리하는것으로 마무리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