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출근 저녁야근 밤에 퇴근
똑같은 일상이 흘러갑니다
그래도 건강해서
무리없이 직장생활 하니 고맙고
눈이 다 녹아서 늦은 밤에도 많이 걷지 않아서 좋고
오늘은
산속임도를 조사하러 나가게 되었습니다
임도 16 키로미터
무척 긴거리입니다
사람 걷는 속도가 보통 시속 2 키로미터라고 해도
8시간을 걸어야 하는 거리입니다
임도라 조금 더 걸린다고 보면
10 시간이 걸리겠습니다
그런데 그냥 산책하는 것으로 가는길이 아니라
조사하고 사진 찍고 거리재고 하루에 될 일은 아닙니다
오후에 출발했는데 채 5키로미터를 못 갔습니다
깊은 산속에는 아직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미신이라고 뭐라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예전에 어른들은 다 그렇게 지내셨을테고
아직도 그런 분들도 계시는 거니까
우리는 서로 다른 믿음을
서로서로 존중해 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멀리서 보기에는 작은 움막으로 보여서
사람이 사는줄 알았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산당이었습니다
산신에게 제를 지내는 곳이지요
최근에도 누가 제를 지내고 가신 모양입니다
어떤 분이신지는 몰라도
바라시고 원하시는 일이 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봤습니
표지판에 거리가 슬쩍 의심스럽습니다
두시간을 조사하며 걸어서 약 2 키로미터는 왔겠지 했는데
전체거리도 14키로미터에 현재거리가 1 키로 미터랍니다
표지판이 사실인건지
아니면 힘들어서 믿고 싶지 않은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팀은 조사하며 차를 끌고 가야 합니다
아니면 걸어 내려와야 하니까요
하늘이 파랗네요
드디어 겨울이 끝났습니다
한참을 걸으니 땀도 나고
공기는훈훈하고
완연한 봄이네요
계곡물도 아주 맑고 상쾌하게 흐릅니다
가끔 목도 축이고
초코바도 하나씩 먹고 또 기운을 내서 일을 시작합니다
아직은 계곡 바위틈에는
지난 겨울 얼음이 간간히 가는 겨울의 끝을 잡으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해는 졌고
반달이 떠 올랐습니다
어둡기 전에 내려가야 하는데
한참을 걷고 숲을 헤메고 무거운것을 들고 다녔더니
온몸이 쑤십니다
이제 고작 4키로 미터를 왔는데
오늘은 그만 해야 할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