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를 하려 할때면
즐겁게 하고 싶은 일들이 있고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해야 하는 일들이 있는데
어머니댁
축사 지붕 올라가는 일은 별로 입니다
왜냐하면
이 축사는 아주 오래 된 지붕이고
지붕 판재는 그때는 많이 쓰던 폴리에틸렌재질의 골판었을테지만
지금 거의 쓰지 않는 재질인데 낡아서 작은 가루가 날리고
쉽게 부러지는 경향이 있어 살짝은 겁이 납니다
그리고
지붕을 덮은 것이 아무런 구조적인 계산없이
나무각목에 못을 박아서 고정했는데
시간이 흐르며 나무도 썩고 바람에 못도 뽑혀서
바람에 들썩거리기도하고
그래도 해야 할일이니 해야 합니다
관공서에서 강풍피해를 조사한다니 연락해서
고쳐 달라고 하는게 어떤가 묻길래
귀챦기도 하고 사소한 피해니 그냥 고치는것이 나을것같아서
신고는 안했습니다
자일 하네스 충전 드릴 스르류볼트 볼트 캡 피스 준비를 해서
올라가려 합니다
예전에는 충전드릴이 약해서 전기롤코드를 끌고 올라 갔었는데
강력한 충전드릴을 쓰니 전기선 안끌고 올라가서 좋습니다
저 끝부분에 두장이 부려져서 날라갔는데
올려다 보니 지붕에 그냥 얹혀 있습니다
잘하면 그냥 주워다 다시 박으면 될것같습니다
축사지붕이 의외로 높은데
사다리가 짧습니다
밑에다가 밭침대를 가져다 놓고 서까래를 타고 옆으로 기어가서
뚫린 지붕으로 올라가려 합니다
올라갈때는 뚫린 곳으로 올라가도
지붕을 덮고 나면 내려 올때는 어떻게 하지
하네스 차고 자일을 타고 내려오면
고정해놓은 자일은 어떻게 하지
자일을 아래 묶어 놓고 위에서 타고 내려오면 될까
아니면 그냥 기둥을 잘 타고 내려 올까
일단 지붕부터 때우고 나서 생각해 보자
어떻게든 되겠지
이리저리
원수이처럼 지붕을 타고 다니면서
날아간 지붕을 다 덮었습니다
들석거리는 몇 군데도 스크류 볼트로 고정하고
볼트를 충분하게 가지고 올라가지 않아서
마음에 흡족하게 다 고정하지는 못했는데
애쓰고 서까래를 타고 기둥을 타고 팔뚝 쓸리면서
기어 내려 왔더니
다시 올라갈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힘드네
나중에 또 뜯어지거나 날아가면 그대 고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