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한겨울에
미달이 왔을때
아마 산끝분교 이후에 오던
마지막 친구겠지
물이 없어서 고생시켰던게
지금도 미안하다 밥하려고
좁은 부억에만 들어서면 생각난다
좀 더 잘해 놓을걸
지금은 아주 좋은데
물도 충분하고 방도 따뜻하고
좋아봐야 세평짜리
좁은 오두막이다
남들에게는 헛간 수준이지만
모든걸 손수 만들어보면 얼마나 정이 가는지 모른다
어젠 겨울준비의 마무리
보일러 기름을 부었다
매번 한말씩 사다가 부었는데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속에 살았다
풍족하게 가져다 붓고 팡팡때면
좋을텐데
난 왜 안그러는지 모르겠다
고생하는걸 좋아하나
몸이 힘들어 할때
그걸 내가 살아 있는거라고 생각하나
여하튼
이번에는 커다란
기름통에 기름을 400리터나
받아왔다
아마 예전에
시골살때의 어머니들의 마음이 이랬지 싶다
장작이 뒷마당 가득하고
김치가 항아리에 가득해지면
이제 겨울준비는 끝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마음을 알수 있을거 같다
나 이번 겨울은
물만 안얼게 잘하면 옷 두개식 쪄입고 자지 않아도 된다
물을 안얼게 해야한다
겨울장작은 준비가 됐으니까
기름을 받아 오기는 했는데
이걸 보일러 기름통에 부어야 하는 방법이 난감해 졌다
차뒤에 실린 커다란 기름통
창고에 있는 보일러 기름통
말통에 넘겨 다시 붓자면 족히 6시간을 걸릴듯
아는상식들
사이펀원리
양수모타-기름에 이걸 써도 되나 몰라-
그동안 모아두었던 모터를 모두 가져다 관을 연결하고 작동시켜보았다
제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네
모든게 정작 필요할땐 없다
힘들때 기다리는 친구는 정작 필요할땐 없다
포기란 없지
쓰던 양수기 모타를 뜯었다
시간은 새벽 두시 잠을 자야 하는데
난 올빼미야 뭐야
왜 늘 밤에 이렇게 일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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