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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봉산

산끝 오두막 2012. 11. 22. 13:12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가끔 생각 하는 일인데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니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편안하게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처음 산에 다닐땐 석유버너에

감자에 쌀을 다 짊어지고

뽈대 두개만 세우면 되는 A 형 텐트를

짊어지고 산에를 다녔습니다

 

아무곳에서나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해도 되고

어쩌다 산을 오르는 사람을 만나면 너무 반가워서

서로 먹을 것을 주고 받고

반갑습니다하며 인사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복장이야 당연히 청바지이고 그나마 통굽등산화를

도깨비시장에서 마련이라도 하면 자랑이 대단했었습니다

펌프질 하는 석유버너가 없으면

고체연료를 사가지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설악산 대청봉꼭대기에서

야영하던 생각이 많이 납니다

 

대청봉 비석이 그렇게 큰돌이 아니고

아주 작은 말뚝같은 경계석에 조그만 글씨로 대청봉이라

쓰여 있었고 대청봉 바로 아래 군용 방카를 개조한

산장이 있었지요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겁니다

 

그렇게

처음 설악산 대청봉을 간 뒤로

야영이 금지되고

등산로가 지정이 되고

비석이 바뀌고

산장이 헐리고

중청산장이 생길때가지

매년 한두번씩은 계절마다 꼭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분터 등산교가 교세를 떨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약간의 경제적인 여유가 생긴 때 부터인가 봅니다 

막강한 장비

고가의 등산용품을 구비한 분들이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경쟁적인 등산이 시작됩니다

주말등산

무박등산

힘드실 겁니다

바쁘신 일정을 쪼개 가고 싶은 산을 오르자니

급하게 오르고 내려 가십니다

 

이제는

유명한 산에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무리지어 오르는 것도 힘들 뿐더러

함께 맞추어 속도전으로 산을 오르는 것이 몸에 잘 맞지 않기 때문인가봅니다

 

모두 그런신 것은 아니지만

등산이 목적이 아니신 분들을 뵈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가는 버스부터 한잔

입구에서도 한잔

정상에서도 한잔

출구에서도 감자전에 한잔

오는 버스에서도 한잔

 

그 뒤로는

좀 덜 유명한 산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아직 입산제한이 없고

산정상에에서도 야영도 가능한 산들을 돌아 다녔는데

점봉산이 참 예쁘고 좋았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설악산이 손에 잡힐 듯이 보이고

능선 전체의 낮은 관목숲에 꽃들이 만발한 아름다운 곳이 었습니다

 

이곳도

등산교에 알려지고 손상이 되기 시작하자 

얼마지나지 않아 공원지구로 지정이 되어 출입이 통제 됩니다

 

이제는

가끔 출장을 가면

산을 올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절들이 감사합니다

 

최소한

아무런 출입제한이나

아무런 감시나

아무런 잔소리도 듣지 않으면서

대한민국의 어떤 산이라도 마음대로 다닐수 있었던 시절에

마음껏 다녔고

없는 시절에 없는 분들과 마음 따뜻한 산행을 했던 시절이 있어서

저는 고맙게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비싼 등산장비가 없습니다

돈이 없어서 못사기도 하거니와

사실 우리나라에 그 비싼 장비가 필요할만한 산도 많지 않으니까요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사실은 헐쭘한 유행지난 등산복이나 등산장비를 가지고 산에 가는게

머쓱하다는 말이 맞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점점 더 이름 모르는 동네 산으로 돌아다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세레스를 나만의 멋진 캠핑카로 만들었다 해도

동해안 오토 캠핑장에 몇 천만원짜리 캠핑카 옆에 가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아닌척해도 저도 평범한 사람이니까요

 

오랫만에

점봉산 아래 출장 왔다가

점봉산을 보니 예생각이 나서 글을 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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