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들려보는 블로그 분들중
우연인지 아닌지 닭 기르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닭을 보면 옛날 생각이 많이 납니다
외할머니가 파로호 건너
아주첩첩 산중에 사셨는데
물론 전기나 수도는 없는 곳이었습니다
나룻배 노를 저어 건너면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었는데
커다란 나룻배 노를 어머니를 모시고 장본 물건을 가득싣고
동네 분들 두분 정도 타신 그 나룻배를
한시간 노를 저으면 손에 물집이 생기고 허물이 벗겨집니다
그냥 연인 한사람 태우고
유람삼아 노를 젓는게 아니니까요
그렇게 건너간 산중턱에 외 할머니댁은
병아리를 몰고 다니는 닭들을 보는게 무척 즐거워습니다
알을 품는 닭도 신기했고
할머니가 꺼내주시는 따뜻한 달걀을 이빨로
앞뒤에 구멍을 내고 쪽 빨아 먹으면
참 고소 했습니다
그 즈음 아버님께서
처음 대규모로 닭을 기르신다고
닭장을 조그만 아파트 모양으로 나무로 틀을 짜고
양계장에서 대규모로 부화시킨 병아리를
잔뜩 집어 넣고 사료를 먹이고
닭똥을 아래서 받아치우도록
만든 닭장에 똥을 매일 두 리어카씩 치우곤 했습니다
냄새가 왜 그렇게 지독했는지
학교에 가는게 창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케이지 사육의 시초였나 봅니다
어머니께서
한가한날 닭장에 닭똥을 좀 치워 주었으면 하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어머니 집의 닭장은
굉장히 큽니다
여기서 크다는 의미는 닭 열 다섯마리가 살기에는
무척 크다는뜻입니다
원래 소 축사의 3분지1 정도를 망을 쳐 드렸더니
닭들은 살판이 났습니다
왕겨를 깔아 주었는데
몇 해가 지나니 치워야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닭장을 열고 풀어 놓고 기르셨는데
여름엔
밭에 심어놓은 작물을 뜯어 먹는 다고
겨울에만 풀어 놓으십니다
그런데 이런 닭은
닭똥 냄새가 안납니다
어려서 지독했던 닭똥 냄새를 기억하는머리는
깜짝 놀랍니다
닭똥 냄새 무지지독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가둬놓고 이상한 것만 먹여서 냄새가 지독한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의 말이 맞는 것 같았습니다
닭은
어머니 처럼
외 할머니처럼
기르는게 맞나 봅니다
그런데 이 닭을 가끔 잡아 주시는데
질깁니다
양념통닭이나 치킨이나 삼계탕을 생각하며 먹으면
아주 질깁니다
냄새 안나는 닭똥을 삽으로 모아서
비료포대로 여섯 포대를 담아드렸더니
좋아 하십니다
내년 봄에 밭에 거름으로 뿌리신답니다
이래 저래 어머니는
내년에도 또 죽자고 농사를 지으실 모양입니다
말리지도 못하고
내년 봄에 또 농사를 편히 지으시도록
도와 드려야 할 모양입니다
겨울이나 편히 쉬셨으면 하는데
닭과 개들에 편히 쉬시지 못할 겁니다
동물을 길러 보시면 압니다
그게 소 한마리든
개 한마리이든
달구 10 마리이든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동물 안 길러 보신분들은 잘 모르실 겁니다
저는
달구나 오리나 소를 수백 마리씩 방사하며 기르는분들이 존경 스럽습니다
대단하신 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