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집 지붕을
조각 양철판으로 덮었는데
보기가 좀 그랬습니다
보기가 흉하면 어때 누가 보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피죽(죽데기)가 많이 남았습니다
통나무집에 쓰던 것들이 해체하고
나중에 불소시개로 쓰려고
쌓아두었는데
불때자니 아깝기도 하고
그래서 보기 좋게 덮고 싶었습니다
길이가 맞는 것이 없어서
억지로 길이가 되는 것을
모아서 한쪽면을 덮었는데 벌서 해가 집니다
반대편은 또 나중에 시간 나면 덮어야겠습니다
살면서 급한일 없습니다
오늘 안되면 내일하고
내일 안되면 이다음에 하고
그런다고 뭐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습니다
운전을 하거나
살아가면서
다른 바쁘다고 급하다고 달려갑니다
오분후에 정체되는 도로위에 죽자고 달려간 앞차 뒤에 같이 서있게 됩니다
급해서 빨리가면
어디 다른 곳으로 가는지 궁금합니다
목적지는 누구나 같습니다
삶의 끝은 죽음입니다
목적지가 그렇게 정해져 있다면
사는 동안에는 여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누군가 열심히 빨리 달려서
그 곳에 도착하려 애쓴다면
천천히 여유롭게 가겠습니다
그리고
어 벌써 와있네
중간에 그 경치 좋은 계곡 들러 봣어
멋지던데 계곡물도 맑고
빨리 달려간 사람은 못볼 것들을
천천히 가는 사람들은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