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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눈에 빠진차

산끝 오두막 2009. 12. 7. 09:19

그런 생각이 든다

모든길이 다니기에 좋다

만약 언덕 딱한군데에 빙판이 있다면

그곳을 지나가지 못한다면

모든길이 좋다고 해도

목적지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비싼돈주고

스노우 타이어에 체인까지 장만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차가 빠진게 하필이면 눈쌓이 웅덩이라니

눈이 듬뿍 쌓여 깊은 웅덩이가 평지 처럼 보이니

알수가 있나

차 옆구리까지 빠져서 운전석문을 못열고 뒤로 넘어가 기어 나왔다

칼바람에

아무런 장비도 없고

목장갑 한켤래로

눈을 파기 시작했다

차 주변에 눈을 손으로 파내는데 얼마나 걸릴까

 

한시간 두시간 세시간

땀은 비오듯하고 잠시라도쉬면 땀이 얼어

더 추우니 쉬지 않고 파는데

몸은 땀이 나고 손발은 얼어서 저린다

 

해는 서산에 지고

어둠이 오면서 점점 걱정이 심해진다

포크레인이 오기는 먼거리고

레카차를 불러도 못올라 올테고

동네까지 걸어가서 트랙터를 불러야 하는데

그건 싫고

혼자서 해보련다

밤새서라도

 

주변에 이용할수 있는건 다 찿아 본다

눈속에 뭐가 있을까만

산아래 농막이 하나 있다는 걸 기억하고

내려가보니 괭이가 있다

세상에나 이런 횡재가

아무짝에도 쓸일 없어 보이는 쇠쪼가리 하나에

긴 작대기

우와 이시간에는 천군만마다

비싸고 좋은 컴퓨터 보다

맛이는 등심갈비보다

그 굉이가 이렇게 고맙고 반가울 줄이야

 

네시간을 퍼냈다

웅덩이도 눈으로 다졌다

 

기회는 단한번이다

잘못 후진하면 더 깊은 곳에 빠진다

처음생각처럼 산아래 차를 놓고 걸어갈걸

 

차가 잘 빠져나오게 해주세요

그럼 차 놓고 걸어갈게요 하고 빌어본다

 

걸어서 집에가니 깜깜한 밤 8시다

네시간을 눈 웅덩이에서 생쇼를 한거네

그시간에 달렸으면 부산을 갔겠다

 

춥다

배고프고

운동은 다부지게 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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