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댁도
눈이 제법 내린채로 녹지 않아서
다니시는데 많이 불편해 하십니다
나름 눈이내릴때마다 치우셔서 다니는 길은
눈이 없지만
큰길까지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어 주말에 가면
눈을 치워드리곤 합니다
오두막집 올라가는데 눈이 많으면 이장댁에 시에서
가져다 놓은 염화 칼슘을 얻어다 주시겠답니다
정확한 대화내용은 이랬습니다
첫번째 주
오두막집 올라가는 눈길이 미끄럽지 염화칼슘 필요하면
이장댁에서 두포 가져와 한포 내려 놓고 한포는 가져가렴
눈길이 너무 길고 멀어서 염화칼슘 조금 가지고는 소용없어요
그러냐
두번째주는
마침 눈이 마구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눈속을 뚫고 어머니집에를 갔습니다
길이 많이 미끄럽지 염화슘 안 필요하니 이장댁에 많이 쌓아놓은게
다 어디로 갔는지 몇 포 안남았던데 이장댁에 말해 줄테니 필요하면 얼른 가져 다 쓰렴
저는 필요업는데 다른 분들이 필요하니 많이 가져간 모양이네요
눈을 치우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머니는 왜 몇 주째 염화칼슘이야기를 하시는 것일까
필요 없다고 말씀 드렸는데도 왜 계속 이야기 하시는 것일까
그러다가 첫날 대화의 끝이 생각났습니다
한포는 가져가고 한포는 내려 놓으렴
앞에 한포가 중요한게 아니라 뒤에 한포가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났습니다
처마에서 눈녹은 물이 떨어져 얼면 마당이 빙판이 되고
집에서 닭장 가시는 길도 눈을 치운다고 해도 빙판이 되고
모래도 눈속에 파묻혀 얼어서 못 뿌리고
나이가 있으셔서 빙판에 넘어지기라도 하면 크게 다치시는데
말로만 매번 빙판길 조심하세요 하면서
왜 그 염화 칼슘의 의미를 몰랐을까
눈을 치우다 말고 얼른 들어가서 말씀 드렸습니다
염화칼슘 이장댁에 아직 있을까요 가지러 가실래요
눈이 이렇게 많이 오는데 괜챦겠니
스노우타이어에 사륜이라 걱정 안하셔도 되요
그래 그럼 갔다오자 내가 이장댁에 전화하마
신이 나신가 봅니다
이장댁에 도착해서 이왕 가져가시는데 두포 가져가실래요하고
물었더니 다른 분들도 써야하니 한포만 가져 가시겠답니다
왜
우리의 어머니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식에게 정확하게
말씀하지 못하시는 걸까요
어쩌면
우리 사회가 서로 남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하고 격려하기 보다는
비난하고 욕하고 헐뜯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