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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에 실 꿰기

산끝 오두막 2013. 7. 9. 10:12

 

언제 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머니께서

바늘에 실을 좀 끼워 달라고 하셔서

속으로 깜짝 놀랐습니다

이 큰 바늘구멍이 안 보이신다니 신기 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제가 바늘구멍에 실을 끼우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벌써 세월이 그렇게 흘렀는지 몰랐습니다

지난날 어른들이

세월이 흐르는 물같으니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실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시간은

정말 화살같이 빨리 흘러갑니다

 

모든걸 혼자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밥하기

빨래하기

청소하기

바느질하기

집짓기

풀깍기

차고치기

포크레인고치기

기계고치기

공구고치기

여행하기

 

밥하는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가스불에 밥을 합니다

전기 밥솥이 아닌 밥솥에 밥을 해먹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혹시 밥에 뜸을 들인다는게 무엇인지 모르시는 분들이 계신지도 모르겠습니다

 

입맛도 압력밭솥에 길이 들어서

그냥 냄비에 밥을 하면 푸슬거려 밥맛이 덜합니다

가스불에 하는 압력 밥솥이 있습니다

 

가스불 압력밭솥 사용법은

밥이 끓기 시작하면 칙칙하는 수증기 나오는 소리가 납니다

센불로 신속하게 끓여야 하는데

이게 한 7-8분 걸립니다

이때부터는 뜸을 들이는 것인데 아주 약한 불로 또 한 10분쯤 더 끓입니다

시간이야 불 세기에  달라지는 것이니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너무오래 뜸을 들이면 누릉지가 생깁니다

누릉지가 먹고 싶으면 약한 불로 좀 더 끓이시는데

옆에서 냄새를 맡고 계셔야 합니다

안그러면 밥을 아주 태울수도 있습니다

그런다음에

밭솥을 내려 놓으면 됩니다

 

가스렌지도 화구가 하나뿐이라서

밥솥을 내리면 바로 냄비에 김치찌게를 끓입니다

그냥 김치 약간에 맹물이 전부입니다

그래도 맛있습니다

 

어머니께서

연탄불에 밥을 하실때 뜸들이는 걸 유심히 봐 둔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제가

그때 연탄불 밥하는나이의 어머니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제야

바늘에 실끼우는게 얼마나 힘든지

따뜻한 밥을 한끼 먹는다느게 얼마나 힘들고 고마운 일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잘 살게 되었는지

언제부터 이렇게 남을 탓하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힘들게 한끼니 먹자고

연탄불에 밥을 하고 냉장고가 없으니

반찬은 그때그때 만들어

먹어야 하는 그런 어머니들 아버지들이 살던 세상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다들

전기나 물은 당연히 있는것이고

그게 없으면 어찌 될지는 생각도 안하는 모양입니다

 

전기랑 수도물이 없어도

살수 있는 연습을 하는건 아닌데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산끝오두막은

전기와 수도물이 없어도

사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겠네

 

어제 밤에는

모기장을 꿰매려고 바늘에 실을 꿰다가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좋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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