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댁 현관 입구 중문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유리문 많이 사용했습니다
문틀에 홈을 파고 레일를 놓은 다음 문짝에는
레일 바퀴를 달았던 문입니다
이런문의 단점은 레일에 못이 박혀 있는데
이 곳을 바퀴가 넘어 갈때마다 털컹거리고
오래쓰면 바퀴가 망가져서 잘 안열리고 닫히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문을 썼을까요
그 시절에는 이것이 최신의 방식이고 좋은 문이었을 겁니다
시간이 흐르고 새롭게 더 좋은 물건들이 나오면
예전 제품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왜 이렇게 불편한걸 썼을까
요즘에는 자동차 생각을 많이 합니다
거의 모든 차가 자동기어변속기가 되었습니다
왜 어려운 수동변속기를 썼을까
그 시절에는 그것이 제일 좋은 변속기였을겁니다
조만간에
자율주행차량이 나올테고
전기자동차가 대세를 이룰텐데
아마 그 때가 되면 그걸 쓰는 사람들은
엔진형식의 차를 쓰는 우리을 보고 아니 왜 그런 구닥다리를 썼을까
이해가 안되네 그럴지도 모릅니다
문이 잘 안열리고 바퀴도 덜컥거리고
문을 빼내려 하는데 문틀에서 문짝이 안 빠져 나옵니다
그 이유는 문짝 아래위에 턱이 있는데
집이 오랜시간 지나면 약간의 변형이 올수 있습니다
기울거나 조금 내려 앉거나 틀어지거나
그렇게 되면 문짝이 안빠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머니가 살아계실때 고쳐 드리고 싶었었는데
아프신데 기계소리 요란하게 신경 쓰이실까 하여
차일피일 하다가 돌아가시고 난 지금 고쳐드리려고 합니다
돌아가신 다음에야 무슨 소용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속에 해드리고 싶었던 일이라 시간을 따로 내서 고치고 있습니다
문짝이 아무리 애를 쓰고 들어 올려 빼려고 해도 안빠져 나오니
드라이버 두개로 양쪽을 들어 올리고 절단기로 아래턱을 잘라 낸다음
빼 내려고 합니다
아래턱을 잘라서 안쪽 문짝을 빼냈고
바깥쪽 문짝 턱을 잘라내려고 합니다
레일 바퀴가 다 닳아서 망가졌네요
레일바퀴에 나사못을 안 박은 것은 왜 그랬을까요
문짝 만드는 분을 안박아도 된다고 생각한 모양 이네요
이런 것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합니다
레일바퀴를 만든 사람은 구멍을 만들어 놓을 것을 보면 나사못을 박으라고 한 것일텐데
문짝을 만드는 사람은 안 박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안박았겠지
실수로 빼먹었을까하고 보니
레일바퀴 네개가 나사못이 하나도 안박혔습니다
문짝 만드는 사람은 정말 왜 안박았을까
나사못값이 비싸서 그랬나
귀챦아서 그랬나
그냥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러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뭐
레일바퀴를 바꾸어 끼우기전에
다시 턱을 만들어야 합니다
문틀에서 빼내느라 턱을 잘라버렸으니 그 턱을 다시 만들어야
문틀에서 안 빠져 나올테니까요
주말이라 레일바퀴를 사오기가 그래서
문짝은 망가진 레일바퀴를 빼내 놓고
어머니께서 비만 오면 풀깍고 정리하시던 베수로를
고치려고 주변에서 큼직한 돌을 수레에 싣고 와서
배수로 옆에 부려 놓고 있습니다
이 것도 어머니가 매번 신경 쓰시던 일입니다
아프신몸으로 물길을 내시고 돌을 쌓아서 배수로를 내셨던 것인데
더 튼튼하게 물이 잘 빠지도록 만들어 드리려 합니다
이 집에 어머니는 이제 안계십니다
그래도 어머니가 계신 것처럼 무엇이라도 해 드리고 싶습니다
동네분들은 그런 말씀을 하시고 계신 것 같습니다
조만간에 저집 팔려고 내 놓을거라고
두고 보라고
제가 뭐가 아쉬워서 어머니 집을 팔을까요
돈도 필요 없고
지금도 그적저럭 먹고 살만한데
더 좋은 차도 필요 없고
더 좋은 집도 필요 없고
갖고 싶은 것들이라 해봐야
소소하게 몇 만원 짜리 들인데
혹시 모르겠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고 몸이 더 아파서 저 집을 어떻게 할 수 없어서
누군가 더 필요한 분들에게 사용하도록 해 드리리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면 모를까
그 전에는 제 옥심이나 돈 때문에 어머니 집을 팔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