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공장에 들어가 있으니
꼼짝마라
날개꺽인 새마냥
이틀 누워 있다가
파스두번 붙이고 뻐근한 목에
왼쪽팔은 알이 밴건지 근육통인지
알수는 없지만
부러진데는 없으니
이상은 없는 거야
삼일째 밤 늦게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나오셔야하는데 모시러 갈까요
아니
세레스 있는데 그거 타고 가지
예의 사진에 나오는 세레스
그거 히타가 안된다
달리면 달리수록 냉장고가 되고
성에가 껴서 손으로 문지르며
가야한다
들어는 보셨나
달리는 냉장고
발이 제일시리다
손이야 그렇다쳐도
천천히 가서 덜 추운게 나을까
빨리달려서 얼른 차에서 내리는게 나을까
사무실에 나가서 일을 해결하고
돌아오니 밤 열한시
다시 하던일을 계속한다
새벽 두시반
쇠파이프에 매달려 일하다 보면
얼음이 얼어서 미끈거려
자꾸 헛발을 디뎌 떨어진다
차사고 때문에 쑤시는 건지
무거운 쇠파이프땜에 쑤시는 건지
모르겠다
사냥꾼들
자동차 서치라이트가
이리저리 산을 훓고 다닌다
이러다 총 맞는거 아닐까
설마
뭐하냐구
밤마다 요즘에 무얼 만든다
뭘까
완성되면 신나겠다는 생각에
뭐 만드는걸 좋아해서
밤마다 뭘 그렇게 뚝딱거리는지
달리는 냉장고는
옆에서 멀뚱이 보고 있다
쟤는 충분히 제정신이 아니다
한겨울
새벽 두시에
산골짜기에서 강추위에 저러는 애는
틀림없이 제정신이 아닌거야 하고
난 한마디 해준다
차라는게 냉장고보다 더 추운 너는
나보다 더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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