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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어떤지 알수 없는것들

산끝 오두막 2015. 7. 2. 09:51

 

백합 꽃이

예쁘게 피어 향기가 참 멀리도 퍼집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거의 모두 예쁘게 핀 꽃들은 아는데

그 꽃이 지고 끝이 어떤지 알지는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혹시 기억하시나요

백합이 지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지

어떻게 지는지

어떻게 다음해에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지

 

 

 

 

누군가

이미 죽은 것 같다고  버린다고 해서

버릴거면 달라고 마당 넓으니 그냥 가져다 놓고

죽으면 죽고 살면 살게 두고 보겠다고

마당에 두고 비오면 비 오는대로

마르면 마르는대로 두었는데

어느날 꽃을 피웠습니다

처음에는 조그맣게 말라 비틀어지고 올망졸망한 것들이 어떻게 커나갈지

아니면 그냥 말라 죽을지 궁금했는데

신기하게도 꽃을 피웠습니다

 

 

 

벌레들이 극성 맞습니다

그래도 잘 뜯어다 먹습니다

니들이 먹을 만한 것이면 나도 먹을만 한거야

약을 쳐서 니들이 못먹을 정도면 나도 먹으면 안되는거지

 

식물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꽃피는 화초의 끝을 알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끝을 제대로 본적이 없으니까요

우리는 우리가 먹는 채소의 끝을 알지 못합니다

채소의 잎만 먹거나 열매만을 먹기 때문에

그 식물들의 시작은 어떤지 끝이 어떤지 모릅니다 

 

어떤 식물을 잘 기르다가 말라비틀어져서

죽은 것 같습니다

죽은 것같다

식물은 말을 안해주지요 나 죽었어요 하고

실제 정말 죽은 건지 알 수 있으신가요 모르시지요

잎이 다 죽었어도

뿌리는 살아서 내년에 싹을 틔울지도 모릅니다

뿌리까지 죽었어도

그 옆에 씨앗을 떨구어 내년에 새싹이 돋아 날지도 모릅니다

화분을 통채로 뿌리채 내다 버리는 것은

정말 후회 할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끝이 어떤지 알수 없는것들을

 

한번도 끝을 본적이 없는 일들을 

끝이 이럴거야 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지켜보지 못하고 내다 버리는

우리는

참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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