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을 넘게
어디다가 김장독을 묻어야 하나 생각하다가
집앞 처마아래 묻기로 생각했습니다
장작을 치워야하고
구덩이를 파야하고
어머니댁에서 항아리를 가져와야 하고
남은 통나무를 허리가 뻐근하도록
열심히 팬 다음 쌓았습니다
항아리 묻을 공간을 확보해야 하니까
집안으로 마른 장작은 옯기고
젖은 장작은 밖에다 가지런하게 쌓았습니다
어머니댁와서
배추 절여 놓고
비어있는 항아리 두개를 준비했습니다
항아리 묻을 구덩이를 파야 하는데
내심은 걱정이 됩니다
딱 파야할 고이 정해졋는데
바위가 나오면 어떻게 하지
제발 바위가 없으면 좋겠네
바위가 나오면 딴 곳을 또 찿아야하고
정리해야 하고
다행이네요 돌이 좀 나오긴 했는데
바위는 아니어서 팔만했습니다
항아리를 묻었습니다
옛날 분들이 항아리를 묻는 이유를 몰랐는데
산속에 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땅에 묻은 항아리보다는 김치냉장고가 훨씬 좋습니다
김치냉장고가 있는데 왜 항아리를 묻는 걸까요
김치 냉장고가 10도의 온도를 유지하려면
방안 온도가 10도가 넘어야 합니다
산끝 오두막같이 추운곳은 냉장고가 그냥 얼음상자입니다
보일러로 난방하듯이 항상 10도가 넘는 실내라면
냉장고가 10 도를 유지해 줄 겁니다
그러나
영하 20도에서 냉장고들은 온장고가 아니기때문에
작동을 멈추고 영하 20도로 떨어집니다
모든 것이 얼게 된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전기없는
옛날에는 무조건 저장해야 하는것들은 땅속에 묻었습니다
땅속은 1.5미터 아래만 들어가도 얼지는 않거든요
냉자고는 온장고가 아닙니다
영하 20도에 냉장고를 내 놓으면 그냥 영하 20도인 쇠상자입니다
주변이 지저분하지 않게 뭘 좀 깔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