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가을배추를 심으셨습니다
나이들어 야위어 가시는걸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대신 아플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더 살고 싶은 분들은 더 살게
더 살고 싶지 않은 나같은 사람을 데려가지
기운이 부치셔서 고추 따는것도 힘이 드시답니다
몇개 되지 않는 고추인데 잠시 따드렸습니다
청양고추라고 합니다
올해는 대추가
유난히 많이 매달려서 대추나무가 부러질 정도랍니다
아마 개화시기에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그런것 같다고 하십니다
망가진 수도꼭지도 고쳐드리고
제게는 아주 쉬운 일인데 어머니께는 아주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쉬운 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어려운 일일 수도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