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옥수수를 딸때가 되었습니다
매년
옥수수를 딸때면 잊지 않고 전화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매번 직접 가져다 드립니다
산타페 뒤에 싣고 내리기 불편해서
올해는 아예 트럭을 가지고 왔습니다
낮에는 더워서 일하기 힘들어 새벽 다섯시부터 따기 시작해서
어머니는 자루에 넣고
옥수수대는 베어 넘겨서 깨밭 멀칭을 했습니다
멀칭이라 뭐 이런 어려운 용어를 그냥 베어서 깨밭 고랑에 눞혀 두었습니다
연락 주시는 분들이
그냥 맛으로 드시는거라
많아야 50개 적으면 20개씩 배달을 합니다
하루종일 배달을 하고 기름은 5 만원을 쓰고
옥수수값은 40만원을 받아다 드렸습니다
좋아 하시네요
농산물을 볼때면
가끔은 슬퍼집니다
몇푼 더 싸게 사려고 하는게 소비자 마음이라는 건 알겠는데
농사를 지어보면 참 마음이 아파집니다
그래 싼게 좋기는 하겠지
그래도 손가락만한 화장품은 몇만원씩 주고 사면서
농부들이 피땀흘려 농사 지은
자기 뱃속에 넣을 먹을 거리는 몇푼을 깍자고 비싸다고
그러는
그 화장 떡칠한 얼굴을 보면 한대 때려주고 싶기도 하고
다행스럽게도 제가 가져다 드리는 그분들은
한푼이라도 더 주시려 하고
어머니가 아프신데도 농사를 지으셨냐고 고맙다고 하기도 하고
올해 옥수수는 마무리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아무리 힘들어도 좋으니
내년에도 어머니가 농사를 지으실수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몸이 많이 더 안 좋으신가 봅니다
가물어서 들깨가 타 죽는다고 걱정을 하십니다
올해 마른 장마는 유난히 농사 짓는 분들을 힘들게 합니다
너무 가물어서
저수지며 호수며 강물이며 모든 계곡의 물이 말라갑니다
내집에 물 잘나오면
어디가 가뭄이래
아무 문제 없쟎아 왜들 난리지
그러게요
내배 부르고 나 편한데
세상이 사막이 되던지 어떤 노인이 병들어 죽던지 그게 나랑 무슨관계일까요
그런 마음이라면
그건 사람의 마음이 아닐겁니다
남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 따뜻한 마음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