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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들

산끝 오두막 2024. 3. 28. 09:32

큰강아지 쫑이는

오두막에 데려오고 나서

처음엔 무척  발랄했는데

 

어느순간부터

밥도 눈치를 보며 먹었습니다

밥을 주어도 슬금슬금 물러서고

 

무섭게 하는것도 없고

겁을 주거나 혼내는 것도 아니고

이유가 뭘까

 

출근하느라

출장 다니느라

오두막을 비우는 날이 많아서 혼자라 그런가

그렇다면 오랫만에 만날때 더 반가워해야 할 것 같은데

 

어느날 씨씨티브이를

돌려보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동네에서

풀어 기르는 커다란 진도견 하얀 개새끼 두마리

그러니

사료를 아무리 많이 주고 가도 이틀이면 빈그릇 되고

말못하는 짱구는 얼마나 무서웠을까

 

아마

짱구는그렇게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나 저 개새끼들 무서워요

그런데 줄에 묶여 있어 도망도 못가요

당신이

출근만하면 몰래 와서 사료 다 빼앗아 먹고 괴롭혀요

 

울타리를 쳐 주었는데

그뒤로는 좀 생기가 되살아 났습니다

 

며칠전 밤에는 약간 소란스런 소리가 나서

자다가 깨서 밖을 보니 뭔가가 있습니다

그래서

후레쉬를 켜니 파란 눈이 두개가 숲속에서 이편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산짐은 불을 밝히면 부리나케 도망갑니다

저 개새끼들 또왔네

 

어제는 출근하려고

밥먹고 설거지하고 옷을 갈아 입고 창밖을 내다 보는데

숲속에서

커다란 진도개새끼 두마리가 울타리를 향해 접근합니다

짱구와 쫑이는 짖지도 못합니다

무섭겠지요

얼마나 무서우면 짖도 못할까

풀려 돌아다니는 개새끼 두마리

아마 아랫동네 주인은

산속에 사니 내 사랑스런 개새끼

풀어놓고 자유롭게 뛰어 놀게 해주어야지

이런게 시골사는 즐거움 아니겠어

내 사랑스런 개새끼들 자유롭게 행복하게 사니

나도 행복해

 

꼭 학교폭력배들 같아 보입니다

착안 아이들은 돈빼앗기고 담배불에 손 지지게 되고

그 폭력깡패 부모들은 

우리 아이 학교가서 행복하고 자유롭게 잘 지내겠지

그럼요 

남 괴롭히고 돈 빼앗고 애들 패면서 잘 지내고 있지요

맞은 애들 자살하면 그 애가 약해서 그런거라고 하고

성폭행 당한 여학생이 임신하면

그 년이 꼬리쳐서 그런거라하고

그런 부모니 그런 애가 나왔겠지요

 

저 개새끼들을  죽여 버릴까

덧을 놓을까

올무를 놓아 목을 조를까

농약든 고기를 놓아 죽여버릴까

 

그러다가

다른 착한 산짐승들

노루 고라니 청솔모 다람쥐가 죽으면

너는 약자를 돕기위한 정의를 실행한 것 이니

부수적인 피해는 정당화 되는건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개새끼들 주인은

아마 풀어 놓고 기른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겁니다

개새끼들이 행복해 보이니까요

 

그렇다면

약한 우리개들도 풀어주고 가서 싸워 이기라고 할까요

그건 불가능합니다

개가 다르거든요

 

혹시

자기 아이들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면

가서 싸워 이기라고 그런 헛된 소리는 하지 마세요

당신도 그렇지 못했으면서

피가 그런 피가 아닌데    

콩이 팥 되라고 용기내면 팥 된다고 그러 억지 쓰지 마세요

아이를 그냥 보호해 주면 됩니다

부모가 학교에 가서 그 학폭깡패 때리는 건

아이에게나 자신에게나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울타리를

튼튼한 철망으로 바꾸려 합니다

 

슬프기는 합니다

그 개새끼들 혼내줄수 있는 방법이

백가지도 넘지만 

인간이 동물을 상대로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걸 아는게

슬픈겁니다 

그렇다면 그 주인인 인간이  그걸 알았으면 하는데

그것도 그렇게 안될거라는걸 아는게

또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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