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사무실 일이 바빠서 야근을 자주하고 있습니다
보통 밤 10시에 퇴근하면
차세우는 산아래까지 차로 30분정도를 가고
임도를 30분정도 걷게 됩니다
산비탈을 질러 다니며 보니 오르막 임도가
양지라 대충 녹은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조금 일직 퇴근해서 봉고차를 글고 오르막이라도
올라가 보려고 시동을 걸었는데
너무 오래 그냥 세워 두었더니 방전 되어 시동이 안걸립니다
봉고 예비밧데리로점프 해봤는데도 안걸립니다
그래서 산타페를 옆에 대놓고
시동을 걸고 점프를 했는데도 안걸립니다
대개 기존의 차량에 밧데리가 좀 남아있으면
점프만 해도 바로 시동이 걸리지만 완전회 제로인 상태에서는
어느정도 충전이 되어야 시동이 걸립니다
충전을 하다가 갑자기마음이 바뀌었습니다
깜깜한 밤에 추운데 뭐하고 있는거야
그냥 걸어가면 되는거지
그러게요
시동이야 이 다음 낮에 시간 날때 걸면 되는데
사람은 참 이상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닌데
뭐하나에 꽂히면 고집을 쓰고 하게 됩니다
집착이라고 하는거겠지요
그냥 손놓고 잠시 물러났다가 나중에 다시 하면 되는일인텐데도
끝까지 고집을 쓰게 됩니다
그래 걸어가자
진눈개비도 부슬거리고 눈도 살짝 녹아서
올 11월 이후에 처음 차를타고 올라가보고 싶었는데
더 늦기전에 걸어가야겠습니다
포장 오르막 임도를 지나서
어둠속에 고요한 산소를 지나서
깜깜한 숲속비탈길을 오르고
다시 임도를 걸어서 집에 가야겠습니다
깜깜한 밤에 매일 이 산소옆을 지날때면
어떤분이 계실까
언제 만들어진 산소인데 이 깊은 산속에 혼자 계신것일까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면
살짝 어 뭐지 하고 움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 녹았던 임도 였는데
다시 눈이 내렸습니다
이 임도 이곳은 원래 응달진 곳이어서
눈이 잘 안녹는 곳이라
4월까지도 눈이 있는 곳인데
어제밤 살짝 온눈이 다시 더 쌓였습니다
걸어오길 잘했네 하면서 출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