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끝오두막 이야기를 계속 읽어오신분들은
아
이사람 여름에 이때쯤 이런걸 할텐데 하고 기억하실겁니다
매년 여름 휴가때
친구와 서해안으로 동해안으로 보트 싣고 가서
배도 타고 낚시도 하고
아마 친구는
이제 그 친구가 유일한 친구일겁니다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친구가 없어집니다
여자들은 나이가들수록 친구가 많아지고
술을 안마시니 술친구도 없고
그 친구는 저와는 전혀 반대 성향입니다
사람좋아하고
술 좋아하고
여자들과 어울려 이야기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는 친구입니다
한번은 물어봤습니다
씨그러운 아줌마들과 같이 관광다닌다며 힘들지 않니
아니 왜 즐거운데
속으로는 깜짝 놀랐습니다
사람이 다른거구나
그친구 그렇게 사교성이 좋더니
신협 이사장 선거에 출마했고 당선되어 몹시 바쁜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도시 유지들과 골프도 치고 이런저런 사교적인 일로 바쁜가 봅니다
이사장 안할때는 매달 한두번식 전화를 했었는데
이사장 된후로는 거의 연락이 없네요
올해도 아직 연락은 없습니다
매년 갑자기 연락해서
국아 이번주말 시간되니
나야 뭐 늘 한가하지
그럼 바다에 갈까 하는 스타일입니다
올해도 아직 연락은 없습니다
아마 여름이 다 지나도록 연락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언제든 보트를 실을수 있도록
언제든 가자고 할때 갈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두려 합니다
누군가 물었습니다
그렇게 연락 없다가
갑자기 자기 가고 싶을때만 연락하면 서운하지 않으냐고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오죽하면 전화를 못하겟어
자긴 얼마나 가고싶을거야 시간이 없나보네
오랫만에
큰 덮개를 올렸는데 싣는라 고생을 좀 했습니다
크레인윈치에 다른 이런저런 장치들을 좀 설치하느라 시간도 걸렸고
틈을 내서
수건을 모두 모아 빨래를 했습니다
여자들은 끔찍하게 생각할지도 모를 이야기지만
저는 수건 쉰내날대까지 그냥 씁니다
왜
쉰내도 안나는데 세제며 물이며 마구 써가며
빨래를 해야한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어차피 그 물 다시 내가 마실거니까요
남도 써야 하는 깨끗한 물을
세제나 화학제품 넣어서 나 씻고 버리면
자기만 깨끗해지고 남은 내가 쓰고 버린 오물 먹으란 뜻같으니까요
그래서 최소한으로 물을 쓰고 세제를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빨래를 거의 안하는 편입니다
수건도 쓰는데 까지 쓰다가 빨래를 하거나
더이상 안되면 그냥 걸레로 쓰고
걸레도 안되면 공구나 기계 닦는데 쓰다가 마지막엔 불쏘시개로 씁니다
닳아서 구멍이 난 바지나 속옷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흠
나 열심히 살고 있는거지
그렇다고 남들보고 그렇게 살라고 하진 않을겁니다
사람이 다른거거든요
친구는 사교적이고 아여자들과 대화가 잘 통하는 반면
저는 고립적이고 답답한 스타일이니까요
그런 나같은 사람을
친구라고 대해주는 그 친구가 저는 고맙습니다
일년을 보관함에서 잠자던
머큐리 15마력 선외기를 꺼냈습니다
시동이 잘걸려주면 좋겠는데
수조에 넣고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물이 없으니
시동액을 뿌려서 시동이 걸리는지만 확인하려 합니다
시동이 잘걸렸습니다
이사장이 된 친구는 올해는 전화를 안할지도 모르겟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려면
그런 위치에 걸맞는 이사장답게 생활하려면
이때쯤에는 해외여행이나 골프를 치러가야 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