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빨래 하는게 힘듷어서
나도 세탁기 써봐야지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망가진 세타기를 고쳐보려 합니다
퓨즈가 나간걸 고치고
전선 끊어진걸 연결하고
전원을 넣었더니 작동이 됩니다
오 좋은데
겨울빨래 못했던걸 잔뜩 집어 넣고
스위치를 돌렸습니다
물이 채워지고 세탁이 시작됬는데
너무 조용합니다
원래 세탁기가 이렇게 조용한가 아닐텐데
왜 세탁조가 안돌아가는거지
벨트가 끊어졌나
모터가 작동이 안되나
겨울 점퍼 몇개
양말 스무 켤레
긴팔티
와 저걸 다 어떻게 하지
저 안에다 넣고 그냥 빨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모터가 세탁조를 돌리는게 아니라
손으로 휘저으면서 빨래를 하는데
금방까지 화창하던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소나기가 쏟아집니다
엎친데 덮친다더니
세탁은 커녕 탈수도 못하고
잘 헹구지도 못하고 그냥 물이 줄줄 흐르는 빨래를
소나기 오는데 널었습니다
세탁기가 왜 안돌아 가는거지
작동은 제대로 되는데
그러다 두해전일이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망가진 세탁기 주어와서는 모터라도 어디 써야지하고
분해해서 보관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모터없는 세탁기를 고치고
물채우고 가동하면서
이젠 손빨래 안해도 되나봐 하고 좋아했던게 웃겼습니다
멍청하고 웃기고
뭐 어떤가요
참 다행입니다
주변에 사람이 없고 혼자여서
주변에 누가 있으면 꼭한마디 하겟지요
바보 아니냐고
모터를 달면 작동할까
그때도 망가진거여서 모터를 분해한건데
뭐 최선을 다해서 고쳐보자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니까
절단된 전선 여섯개
볼트 네개
벨트장력
다 연결하고 조이고 조립했습니다
오
잘 작동하네요
비 맞은 빨래를 다 걷어서 다시 집어 넣었습니다
탈수라도 할거야
탈수해서 다시 널었습니다
나도 이젠 세탁기로 빨래를 하려 합니다
나이가 드니 손 빨래도 힘드네요
그래도 밥은 전기밭솥으로 해먹어서 편한데
전기밥솥
세탁기
냉장고
자동차차고 다니면서 힘든다고하는 건 뭘까
그럼 누워서 누가 밥떠먹여줘야 편하다 하겠네
요양원 노인은 편할까
아닐걸
마음이 안편해서 그런걸
사람들은 자꾸 육체가 안편해서 마음이 불편하다고 생각하나봐
마음편한건 육체 노동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건데
갑자기
25년된 냉장고를 소개하려 합니다
혼자 사는데 딱맞는 크기인데
어찌보면 이것도 너무 크다는 생각을 가끔합니다
채워 넣을게 없어서요
식탁과 냉장고인데
식탁은 앉은뱅이 작은 책상을 쪼그리고 앉아서 사용했는데
언젠가 허리가 아플때 의자에 앉아서 먹으려고 어디서 누가 버린다는
책상을 얻어왔습니다
혼자 식탁으로는 딱 좋은 크기입니다
냉장고에서 바로 김치 꺼내서 먹고
바로 집어넣을수 있으니까요
누가 방문해 보고 싶다고 하면 안된다고 하는 이유들입니다
좁고 누추하고 지저분하고
사는건 그런데
머리속은 생각은 마음은 누구보다 풍족하고 행복하거든요
누군가 방문해서 와 어떻게 이렇게하고 살아요라는
한마디에 기분이 언쟎아지는건 아직 수양이 부족해서일겁니다
차라리 아무도 못오게 하는게 낫습니다
그냥 혼자서
천국이야하면서 사는게 낫습니다
언론에 방송되는 사람들 보면 참 용감해 그런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