쫑이가
이제 잘 오르내리던 계단을 잘 못오릅니다
그래서
며칠전에 약간 경사진 판을 놓아 주었는데
멈칫거리면서 안올라 오길래
다시 계단으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계단앞에서
머뭇거리다가 돌아가곤합니다
어느날
제가 나이들었다는걸 느낀 때가 있었는데
동해안에 친구와 함께 낚시를 갔을때 입니다
자주 가던 곳인데
늘 훌쩍 뛰어내리던 높이의 방파제에서
그날은 멈칫하고 뛰지 못했습니다
아
나이가 들면 본능적으로 몸을 사리는구나
안되는걸 본능적으로 느끼는구나
어떤분이
어디 멀리 가시게 되면서
가기전에 종이를 한번 보고 싶다고 하셨을때
그렇게 금방 안 죽을거라고 그랬는데
갑자기 올 겨울
잘 넘길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기르시던 강아지
퇴근하면 임도까지 달려나와 마중하고
짱구랑 마당을 휘젓고 다니곤 했는데
이제는
마중도 안나오고
전기온돌 깔아준뒤로는 잠만 잡니다
받아들여야지
그러면서도
마음은 늘 짠합니다
힘든일은 한꺼번에 생기는게 맞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저렇게
모두 연결되어 있는게 맞나 봅니다
오늘은
계단 높이를 더 낮게 여러계단으로 만들어주려 합니다
그래도 못 오를수 있을 겁니다
해줄수 없는 건 어쩔수 없지만
해 줄수 있는 건 다 해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