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드신 분들
아
저 손수건
저게 아직 있네 그러실겁니다
반갑지요
젊으신 분들은
뭔데
예전에는
핸드폰 없던 시절에는
네비게이션 없던 시절에는
여행다닐때 여행책자에 있는 종이 지도를 썼습니다
종이지도에 빨간색펜으로 경로를 그리고
진출입 톨게이트를 표시하고
옆자리에 친구가 지도를 보면서
지금 나가야해
3차선으로 가
그렇게 네비역활을 했습니다
혼자 다닐때
창문내리고 옆차에게 물어보고 길옆에 차를 세우고
가게집에 들어가서 길을 묻곤 했습니다
어느 산이나
유명한 산 입구에서는 저런 지도용 손수건을 팔았습니다
목에 매거나
멋지게 이마에 묶고 묵직한 배낭을 지고
이 배낭에는
감자 쌀 라면 텐트 슬리핑백 코펠 버너 버너용 연료까지
짊어지고 등산을 했습니다
나중에 고체연료라는게 나와서 얼마나 좋았던지
그 시절에는
어느산 어느곳에서나 야영이 가능했습니다
대청봉 정상에서도 텐트치고 야영을 했으니까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네
자가용이 없으니
집에서 부터 그 육중한 배낭을 지고
시내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까지가서 시외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산근처에 가면
버스정류장부터 걸어서 산을 가야 했습니다
그 시절
보통 일반인은 산에 다닐 엄두를 못냈습니다
먹고 살기 바쁘고
그렇게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면
보통은 2박 3일이어야 산을 한곳 가볼수 있었으니까요
참 엄청나게 돌아 다녔습니다
어머니가 대학 안간다니까
그럼 등산장비 사줄께 하실정도였으니까요
손수건 구경하세요
울릉도는 여섯번쯤 가봤나 봅니다
배낭지고 들어가서
성인봉에서 텐트치고 자고
길옆에서 텐트치고 자면서
걸어서 섬일주를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영동고속도가 2차선이었습니다
2차선이 고속도로라고
네
구불구불 2차선 고속도로라도
신호등없고 도로폭 넓고
고속버스에 여자승무원이 예쁜 유니폼입고 음료수도 주고 그랬습니다
태백산은 열번쯤 가봤나 봅니다
아니네
나중에 회사다닐때를
생각해보면 20번쯤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태백산 아래 어디 용하다는 절이 있는데
뭐가 용한데
사업잘되게 빌어준다는 절이 있어요
그절 가면서 오른것까지하면 스므번쯤 될것같네요
제단에서
술잡수시고 오줌싸는 인간들 보면서
그 다음부터는 안가게 되었습니다
치악산도 한 열번쯤 올라 가봤나 봅니다
친구가 원주에 살아서
원주에 자주 가는편이었고
그때마다 치악산에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
설악산
스므번쯤 되나 봅니다
더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엄청나게 가봤단 생각이 납니다
그 시절에는
설악산 가면 며칠씩 있고 그랬습니다
용대리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백담사까지 걸어갔습니다
하산길에는 대포항까지 걸어 갔고
바닷에서 텐트치고 자고 그랬습니다
용대리에서 설악산을 넘어서 대포항까지
걸어갔다고
네
배낭진 어깨가
퍼렇게 피멍이 들도록 걸어다녔습니다
오대산
이곳도 참 추억이 많은 곳인데
월정사 상원사
그 시절에는 진고개가 넓은 도로가 없었습니다
공병시절에 군 공병대가 투입되어서 길을 뜷었는데
그 공병대에 파견 나간적이 있어서
오대산은 좀 다르게 기억됩니다
지리산
종주를 할때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맑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이리저리 걷다가
누군가 계곡 물속에
던져 넣은 깨진 소줏병을 밟아서
발바닥이 찢어졌는데
절뚝거리면서 종주했던 기억이 제일 많이 남아 있습니다
나중에 곪아서 많이 고생했는데
그 소줏병 계곡에 던진분은 어딘가에서 잘 살고 계시겠지요
지리산도 생각해보니
한 일곱번쯤 가본 것 같습니다
소백산
둔중한 산
태백산 동생
뭐 그런 느낌
나머지 손수건들은 다 어디로 갔지
아마
한라산이나 이런곳에 다닐때는
손수건을 안샀나 봅니다
어느순간부터
등산을 가거나 여행을 다녀도
기념품을 사거나 사진을 안찍게 되었는데
사진 찍느라고 감상한 시간이 없게 되거나
기억이나 추억을 마음에 담는게 아니라
나중에 사진으로 각색하는 것 같아서
안사고 안찍는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