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정상을 넘어서
내리막 급커브를 몇개쯤 돌고 약간 공터가 나옵니다
가끔 그곳에서 쉬곤하는데
오늘은 거기서 컵라면을 먹어야지하고
세번째 급커브를 돌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승용차가 한대 그냥 길옆에 서 있는 겁니다
직선도로도 아니고
넓은 곳도 아니고
급커브 다음이라 시야 확보가 안되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저런곳에 서있으면 안되는데
비상깜빡이도 안켜고
스쳐 지나가다 걱정이 되서 차를 세웠습니다
차를 좀 지난 곳에 세우고
걸어 올라 갔습니다
무슨일인지 모르지만
아무리 크게 망가진 차라도
내리막이니 슬슬 브레이크 잡고 내려와서
좀 넓은 공터에 세워 드려야겠다
차 근처에 가니
브레이크 라이닝 타는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아
금방 알 것 같습니다
초보들 운전 잘못하는 분들
한계령 같은 큰 고개 처음 오시는 분들
내리막에서 계속 브레이크를 밟고 내려갑니다
브레이크 디스크는 새빨개지고
브레이크 패드는 빨갛게 닳아오르고
브레이크액을 끓어로르고
마침내는 브레이크 밟아도 물렁하게 안 듣게 됩니다
아줌마 두분 아저씨두분인데
속초에 놀러가시나 봅니다
온갖 치장은 다하셨는데 친구사이인 것 같았습니다
무슨일이세요
운전하던 아저씨 내리막 급경사에서
브레이크가 안들어서 죽는줄 알았답니다
그래서 아무생각없이 설명을 했습니다
내리막에서 브레이크 계속 밟으면 스펀지 현상이 생겨서
브레이크 안듣게 되는데
일단 정차하고 한동안 냉각시키면
다시 듣기는 하는데 나중에 공장에 가셔서 브레이크 점검
받으셔야한다고 했더니
이 운전하던 아저씨
아까는 죽을뻔했다고 걱정하던 얼굴에서
태도가 돌변해서 벌컥 화를 냅니다
아 이사람아 그걸 누가 몰라
그러니 식히려고 기다리고 있쟎아
괜히 도와주러 갔나 봅니다
요란하게 꾸민 아줌마들에게
폼나게 바다구경시켜주려고
멋지게 차 끌고 왔는데
체면 구기게 된게 더 기분나빴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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