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들어 오고
달라진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전기 밥솥을 예약 할 수 있습니다
작은 쟁장고라도 있어서 쉰김치를 안먹을 수 있습니다
토스트기에 식빵도 구워 먹을 수 있습니다
밤에 작업을 하는 것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습니다
핸드폰 충전이 쉬워졌고
거의 보지 않는 텔레비젼도 아무때나 켜서 볼 수 있습니다
충전 공구들도 모두 충전기에 끼워서 한꺼번에
중전해둘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가끔 전축을 틀어서 음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장작을 패고
장작 난로에 불을 때고
쌀을 씻고 밥을 하고 설거지하고
보일러를 놓지 않는 한은
어차피 겨울에도 씻는것은 뜨거운 물수건으로
마른 샤워를 하게 될 것입니다
여전히
밤 열시까지 일을 하고
11시까지 정리를 하고
좁은 세면대에 쪼그리고 고개 숙여머리를 감고
아침밥을 6시50분에 예약해 놓고
작은 방에 장작난로에 장작 다섯개를 넣고
환기를 한번 하고 EBS텔레비젼을 잠간 본다음
12 에 잠이 듭니다
아침 여섯시에 눈을 뜨고 냉수를 한 컵 마시고
마당과 집주변을 한번 둘러 봅니다
오늘은 무엇을 할까 생각하고 잊어버린것은 없나 둘러 보거나
임도 위까지 산책을 합니다
7시에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장작 다섯개를 난로에 넣고 환기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7시 40분에 임도 차에 도착해서 시동을 겁니다
2 분정도 워밍업을 하고 출발합니다
임도 2 키로를 덜컹거리고 15 분을 달리면
아스팔트 포장 도로가 나옵니다
마을을 지나서 30분정도를 가면 국도가 나오고
국도로 15분쯤 달리면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대개 사무실에는 8시 30 분전쯤 도착해서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오늘 사무실 할일을 생각합니다
안 바쁠때면
조금 일찍 퇴근하기도 하고
바쁘면 밤 10시까지 야근을 합니다
이런 일상을 십년을 넘게 살았습니다
그렇게 산속에 살면서
어느날엔가 알게 된 것입니다
무엇인가
내 삶에 반짝 거리는 것이 없어도
내게 행운이나 횡재가 없어도
부귀영화가 없어도
내가 세상에 온 이유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해도
그 이유를 찿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해도
오늘하루
내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마음대로 몸을 쓸수 있어서 감사하고
아직은 건강해서 감사하고
남에게 피해 안끼치며
매일매일 열심히 사는것이
내가 세상에 온 이유일지도 모른다
전기가 들어 왔다고
일상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