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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와 들깨

산끝 오두막 2013. 7. 22. 10:12

 

어머니 텃밭이십니다

올봄에 옥수수 애쓰고 심어 드렸는데 잘 기르셨네요

 

늘 생각하는 것인데

여자에서 어머니로

입장이 바뀌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화하는 가 봅니다

 

평생을 낫을 갈고

기계를 고치고

집을 짓는 사람인 자식한테

낫을 갈아 달라는 말을 하시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며칠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우셨는데

낫이 잘 듣지 않아

온 집안에 낫이며 부억칼이며 다 갈아 놓았습니다

 

낫이 참 잘 드는구나

내가 가는것 이 더 잘드는 줄 알고 네게 말하지 않았는데

네가 갈아 놓은 낫이 더 잘드는구나

 

어머니가 되면

자식이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어린애 인줄 아시는가 봅니다

 

어머니라 그런가

여자라 그런가

나이가 들어 그러신가

 

당신이 믿는것을 잘 바꾸려 하시지 않습니다

바꾸어 드려야 하는건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가야 하는건지

가끔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냥 그런가 보다 합니다

 

그런데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면

평생 낫을 못갈아 드리는 자식이 되기도 할겁니다

 

이렇게 하나씩 천천히 알려 드리기엔

연세가 있으셔서 다 알려 드리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말씀하시는 것이 맞던지 틀리던지

그냥 그런가 보다 해야 할텐데

젊은 사기군들에에게 속아서 온갖 것을 사 들이시거나

드셔서는 안될 이상한 약을 새파란 젊은 약장사들에게 속아서 드신다고 하시면

 

또는 틀린것을 끝까지 옳다고 하시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힘드시니 옥수수만 하시거나 깨만 하시라고 말씀드리면

어떻게 밭을 놀리니

내년에는 꼭 그리하마

그렇게 십년을 하시고 계십니다

 

또 매년 같은 이야기를 같은 톤으로 합니다

안하면 서운하고

나중에 무슨일이 있게되면 말씀이라도 드릴걸하고 제가 후회 할까봐

매년 말씀 드리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몸상하시면 아예 아무것도 못하시게 되면 더 힘드실것 같은데요

라고 말씀드리면서도

머리속에는 이런생각을 합니다

 

너나 다른 사람도

건강에 나쁘다는 술 담배를 그렇게 먹고 마시면서

다른사람에게는 건강 조심하라 하지

너는 대충 슬며시 놀아가면서 놀며 돈벌고 싶어하면서

다른 사람들 그러면 손가락질 하지

아이고 그러지 말고  

너나 잘하세요

 

 

옥수수가 7월말에 수확을 하게 되면

늦은 가을까지

밭이 놀게 되니 중간에 들깨 모종을 내시고 옥수수 사이에 심습니다

옥수수 수확이 끝나면 대를 베어 내면 들깨 밭이 됩니다

옥수수를 따내고 대를 베어 넘깁니다

 

 

 

 

 

 

옥수수대가

사실은 처치가 곤란하기도 합니다

소를 기르면 얼른 가져다 먹이면 되는데 소를 안 기르니

어머니는 밭고랑에 잘라 넘기라고 하십니다

속마음은 축사에 가져다 세워 놓으면 이웃집이 가져다 소를 먹이는데

제가 힘들까봐 그냥 베어 넘기라고 하십니다

대답이야 네에 하지만

 

열심히 베어다 축사에 세워 놓습니다

 

 

 

중간에 못 먹을 만한 옥수수는

따다가 닭을 주었는데

한말씀 하십니다 닭들이 안먹 더구나

가보니 홀랑 벗겨 먹고 깡지까지 뜯어 먹었는데 언제걸 보시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잔뜩 가져다 주니 와아 하고 달려 듭니다

사람은 자기가 본것만 믿습니다

안보이면 안믿고 사실인지 아닌지 궁금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방울토마토 인데

같은 묘목을 심은 산끝오두막 방울 토마토는

완전 무비료 무농약 이어서 크지도 않고 몇개 안달렸는데

참 잘 기르셨네요 제건 잘 안컸는데

자랑스럽게 한마디 하십니다

비료도 잘 주고 약도 꼬박꼬박 쳐야해 안그러면 작물인 안된다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께

한가지를 물어 보고 싶습니다

 

우리 부모님 시대는

처음 비료와 농약을 접하셔서 농약이나비료 치는게 잘 못된 것인줄 모르십니다

 

농약이나 비료가 나쁜거라고 가르쳐 드리시겠습니까

그냥 아 네 튼튼하게 잘 컸네요 하고 칭찬하시겠습니까

주시면 네 잘 먹겠습니다 하실래요

농약친거라서 안먹을래요 하시겠습니까

 

조금만 치세요 하면

거의 안친다 나도 농약 나쁜건 안다 하십니다

벌레 나고 병들때만 친다

이 양이 많은건지 적은 건지는 누가 결정할까요

농산물 검사소에서 농약 잔유물 검사를 해서 적당량이 되어야 하나요

 

저는

토마토를 따 주면 그냥 잘 먹습니다

농약이나 비료의 양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어머니가 덜 친거라면 덜 친거고 앞으로 십년을 어머니가 농약친 과일을 먹는다고 해서

농약 중독으로 죽지는 않을거 같으니까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를 하고 하번 생각해 보자는 뜻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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