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오미자가
처마아래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집주변 나무를 타고 올라와서
난간에서 손만 뻗으면 금방 많이 땁니다
예전에 한번 따서 말렸다가
그냥 다 다시 산에 뿌렸었습니다
뭘 어찌하는지 몰라서요
열매라 탐스러우니 따기는 해보자 했다가
말리고 난후에 어떻게 처치가 곤란해서
그냥 버렸습니다
그 해 이후로는
그냥 보는 열매로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는 좀 따봤습니다
누군가
주면 오미자 차를 만들어 보겠다고 해서요
뭘 고치고 만들고 그러는건 재미있는데
열매 따고 뭘 줍고 캐고
그러는 건 크게 재미가 없네요
꽃도 예쁘게 피었습니다
꽃 이름은 모릅니다
누군가 물었습니다
산속에 산지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어떻게 그렇게 아는게 없냐고
꽃이름도
약초도
나무이름도
아는게 없습니다
알고싶지 않습니다
기억하려 하지 않습니다
이름을 알게 되면
생각에 들어오게되고
생각에 들어오면 특별해지고
특별해지면
다른것들과 다르게 바라보게 됩니다
차별을 시작하게 되는거겠지요
제게는 그냥 다 예쁜 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