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안 계십니다
아주머니만 계시고
예초기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축사 안에 있답니다
에초기가 세개나 있습니다
쓸만한 것 두개 미쓰비시와 이름모르는것
아주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것 한개 이름모를 국산
아주머니께서
저 일제 예초기는 서울작은애가 비싼돈 주고 작년에 사다준것이고
이 예초기는 사위가 사다준것이라고 슬며시 자랑을 하십니다
기계 망가진 걸 고칠때는 꼭 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하는것처럼 문진을 해야 합니다
기계주인에게 기계에 대한 모든 정보를 들어야 합니다
언제 어떻게 망가진건지
무엇을 하다가 망가진것인지
어떤 증상을 보였는지
아저씨가 오셔서 함께
예초기를 마당에 꺼내서 보니
나사 머리가 다 뭉개졌습니다
누군가 아주 여러번 분해 결합했던 흔적입니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고치기 힘들겠는걸
나같은 선무당이 여럿 손댄거구나
플러그를 점검했습니다
플러그 점검은 쉽습니다
구멍에서 뺀다음 플러그를 다시 전선에 끼우고
드라이버나 쇠붙이를 플러그옆 나사부분과 기계본체에 대고
풀리를 당겨보면 됩니다
그럴때 불곷이 접점에서 튀어야 합니다
주의 사항은 플러그를 젖은 손으로 잘못 잡으면 전기가 찌릿하고 옵니다
따끔하는 정도니 겁먹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플러그 이상은 없고
기화기(캬브레타)를 분해했습니다
슬며시 묻습니다
누가 뜯었었는지
작년에 동네분이 누가 고쳐 주었답니다
구멍이 막혔다고 뜯어서 가는 철사로 쑤셔서 뚫어주었답니다
참고로
연료게통의 구멍은 쑤시면 안됩니다
퍠킹이 손상되거나 정밀한 구멍이 커지거나 속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데
막혔다고 마구 쑤시면 당장은 시동이 걸릴지 몰라도
나중에 상황이 더 나빠집니다
혹시 막혔거나 하면 꼭 압축공기로 불어서
청소해 주어야 합니다
캬브레터를 다 분해 해서 보았더니
기화기태크에서 캬브레타로 연료가 윱인되는 신주 관이 말썽입니다
입으로 불어보니 답답합니다
이 구멍은 쭉쭉 바람이 나가야 하는데
가만히 들여다 보니 너무 쑤셔서 안이 너덜너덜합니다
저러니 가루가 막아서 연료도 엔진으로 분사가 안되고
아
어떻게 하지 이 상황을
이 기화기만도
따로 파는데 사다가 교환 하셔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사다가 갈아 달라고 하십니다
이거 일제라서 구하기 힘든 기계인데
구입하신 아드님한테 어디서 샀는지 물어보고 거기서
구입하셔야 할거같은데요 했더니
아니랍니다 찿아서 좀 구해가지고 교환해 달라고 하십니다
나는 이럴때 어디까지 해야 하는거지
벌써 세시간을 쪼그리고 앉아서 이걸 고치고 있는데
축사에 가서 망가진 다른 예초기를 보았습니다
어
국산인데 기화기는 비슷하네
다 망가진것 같은데 기화기 몸통은 그냥 달려 있습니다
분해 해 봤는데 분사파이프가 같습니다
와 난 횡재한거야
너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예초기를 다 고쳐 드리고 관리법도 알려 드리고
올라오려고 하는데
오이를 한봉지 주시면서
엔진톱도 고장이 났다고 하시고
이것저것 말씀하십니다
예초기를 고치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기계는 모르면서 마구 뜯으면 안되는데
어쩔수 없는 거겠지
도움 청할곳도 없고 마음은 급하고
조금 아시는 분이 와서 도와준다고 해 주신것이
더 나쁜 상황으로 기계가 아주 사망한건데
나는 그분보다 더 나은것일까
아닌것같은데
어떤것이 맞는 걸까
모른다고 해야 하나
아는것 만큼은 해 봐야 하나
그러다가 아주 망가트리면 더 큰 손해를 주는 것일텐데
죄송하지만
앞으로는 기계를 잘 모른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은 별로 아는것도 없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