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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댁 농사

산끝 오두막 2015. 6. 22. 09:38

 

고추나 옥수수나 나무나

디 마찬가지 일텐데

밑가지를 자주 따 주면 위로 쑥쑥 잘 큽니다

위로 잘 크면 좋은 이유는

거름주고 김매고 열매따고 등등 관리하는게 편하고

좋습니다

그렇다면 나쁜점은 무엇일까요

위가 무거워 지니까 바람이 불면 쉽게 부러지거나

넘어갑니다

그래서 지지대를 하고 줄을 매고 바람에 넘어가지 않도록

조치를 해 주어야 합니다

 

고추 밑가지를 일부러 안따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혹시하고 걱정은 되서 고추대와 줄은 매 주었습니다

이번 장마에 보면 결과를 알수 있을겁니다

농약도 한번 안치고 화학비료도 한번 안 주었습니다

풀을 뽑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을 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서 일까

아니면 병충해를 막기 위해서 일까

왜 잡초를 뽑는가

그 이유는 고추가 먹어야 할 양분을 잡초들이 먹어서

열매가 작고 초라해지고 그러면 상품가치가 없어서

그랬을 겁니다

 

우리가

아이들을 그렇게 기르고 있는건 아닐까요

주변의 영향을 모두 제거하고 오로지 아이에게만 양분이 가도록 하고

훌륭하고 큰 열매가 되도록 죽자고 노력합니다

그냥 저 하고 싶은대로 놔둬서 크면 생명력이 강하고 건강해질텐데

그러면 좋겠는데 그런 열매는 볼품이 없어 보입니다

 

무항생제 무농약 무비료 열매

잘 팔릴까요

안 팔릴겁니다

열매가 아주 볼품이 없거든요

 

저는 전문 농업인이 아닙니다

그냥 혼자 채소 조금 기르면서 생각하는 것들이니

전문 농업인들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보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잡초가 많으면 좋은 건 이렇습니다

늘 땅이 축축합니다

가뭄에도 별 영향이 없습니다

지렁이며 개미며 온갖곤충들이 많습니다

물론 옥수수나 고추에도 많이 달라붙습니다

돈을 벌자고 팔자고 농사 짓는게 아니니

그냥 잡초는 깍을 수 있는만큼만 깍을것이고

먹을 수 있는것만 수확해서 먹을겁니다

 

각종 채소들은 온갖 곤충들이 잎을 뜯어 먹어서

남은 것들만 먹습니다

적겨자 청겨자 적상추 상추 치커리 양상추 이중에서

가장 벌레가 많이 달라붙는게 겨자입니다

잎에는 벌레구멍이 수두룩하지만 곤충이 다 먹기전에

구멍난 잎을 얼른 따다가 먹습니다

 

노지에 곤충에 구멍난 무농약 적겨자는

한 잎만 입에 넣으면 코가 뻥뚫립니다

너무 매워서 고추 먹는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는

무슨 원칙 때문에 무농약 무비료 친환경 채소를 기르는 건 아닙니다

농약을 얼마나 어떻게 치는지 모르거든요

비료는 무엇을 어떻게 주는지 모르고

앞으로도 그런건 알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하는대로 해보고

나오는대로 먹을 생각입니다  

 

 

 

 

상추는 아주 잘큽니다

며칠전 바람이 아주 세게 불고 비도 왔는데

고추는 하나도 안넘어가고 잘 크고 있습니다

잡초보다  먼저 만 커 주면 됩니다

 

농사 잘 짓는다는것이 벌레 없이 커다란 열매라면

저는 십중 팔구 싶패한 농사가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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