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집짓기

깊은 산속 혼자서 집짓기

산끝오두막집

혼자살아가기

숫자로보는 산속의 하루

산끝 오두막 2012. 1. 26. 09:36

숫자로 생각해 보는

산속 생활의 하루입니다

6시30분에 일어납니다

7시에 밥을 먹습니다

7시20분에 예전 설악산 자연화장실의 기분으로 일을 봅니다

 

예전 겨울 설악산 대청산장에서

잠을자게 되면 조금 더 아래 재래식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계곡 비탈진 곳에 대충 가림막을 하고 판대기를 두개 얹어 놓은

휴지를 들고 그 판대기 위에 쪼그려 앉으면

계곡 겨울 칼바람이 아래부터 훓고 지나갑니다

손에 들고 있는 휴지는 하늘로 솟아 오르고

바람이 좀더 세면 내가 본 물방울도 위로 솟구치던

그런 화장실 기분으로 일을 봅니다

 

일이 끝나면

로켓스토브에서 퍼낸 재로 잘 덮어 놓습니다

그것이 봄까지 기가려 잘마르면 손으로 바삭하게 부서집니다  

그러면 밭에 거름으로 씁니다

 

7시 20분 중무장을 시작합니다

아래는 속내의에 바지에 겨울용 땀복을  껴입고

위에는 겨울용티에 얇은 점퍼를 입고 내피달린 등산점퍼를 입습니다

양말은 겨울 등산용 양말을 신고

방한용 징박힌 장화를 신습니다

털모자를 뒤집에쓰고 이중내피 장갑을 낍니다

 

7시40분

차를 세운 산아래로 출발을 합니다

다니던 눈길로만 가야지 엉뚱한 곳을 밟으면 종아리까지 푹푹빠지는 눈길을

걷습니다

차까지 가면서 계속 생각을 합니다

시동이 잘걸릴까 안걸리면 드렁크의 예비 밧데리로 점프를 할까

이것도 안걸리면 근천 농사용 전기 코드에서 전선을 끌어 밧데리 충전을 해야지

이런 생각들을 합니다

 

7시55분

차에 도착해서 시동을 겁니다

단발에 걸리면 기분이 확 좋아집니다

시동이 걸리면 이번에 앞에 노있는 눈길을 잘 올라갈지 생각을 합니다

스노우 타이어가  맨들거려서 사륜 산타페인데도 눈길을 잘 못올라가서

늘 바꿔야지 하다가도 올해만 버티자 합니다

 

 

8시35분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사무실일을 좀 하다가 출장을 나갑니다

한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종일 논으로 산으로 계곡으로 다니다가

5시반쯤 사무실에 돌아 옵니다

 

저녁 18시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습니다

 

저녁 22시

낮에 조사해온 자료를 정리하고 마무리 지은 다음

퇴근을 합니다

 

저녁22시 40분

출근했던 그곳에 차를 세웁니다

다시 중무장을 시작하고 배낭을 지고 아침에 내려왔던 눈길을 올라갑니다

 

23시15분

난로에 불을 피웁니다

양치를 하고 밥을 밥솥에 예약해 놓습니다

정리를 하고 책을 보거나 잠시 뉴스를 봅니다

 

01시

잠을 잡니다

 

매일을 눈길을 등산을 합니다

 

오늘도 눈이 내립니다

'혼자살아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레스검사준비  (0) 2012.02.06
너무 추워서  (0) 2012.02.03
야간산행이 시작되다  (0) 2012.01.17
산속에 혼자살면 무서울까요  (0) 2012.01.16
급경사 내리막 임도 나무치우러 갔다가  (0) 2012.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