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는 동네 분들과 다 터셨답니다
그런데 콩을 다 못 걷으셨답니다
축 사 뒤편에 나무가 우거져서 좀 베고 싶다고 하셔서
겨울되면 나무를 베어 드려야지 했는데
이참에 서리태도 좀 거두어 드리고 나무도 베어야 겠다고 마음먹고
갔습니다
서리태는
서리 맞아도 되는데 뭘 그리 급히 왔니라고 하시면서
그냥 베어만 놓으랍니다
왜요 그랬더니
너 힘들까봐 그런다 하십니다
그건 모아 헛간에 날라 놓으면 좋다는 말입니다
우리말 참 어렵습니다
베어만 놓으면 이왕이면 좀 모아서 날라주지 그런마음이 들텐데
말씀을 그렇게 못하시는게 우리들 어머니 입니다
잘 알아서 하는데 까지 해드려 야 하는데
남자들은 그게 잘 안됩니다
둔해서
콩이 자라는게 곡 무슨 줄기 식물 같습니다
콩은 고추처럼 크는건줄 알았는데 넝쿨같이 서로 얼키고 설키고
그렇게 키우신건지
원래 그런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축사 뒤편 나무를 베는데 가파르네요
기게톱질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축사 만드느라 산비탈을 만들어 놔서 조심하지 않으면
기계톱이랑 미끌어 질것 같습니다
마당앞에
죽은 벗나무도 몇그루 베어서
장작 크기만큼으로 잘라드리고
김장 배추는 잘 크고 있네요
기계톱에
큰일 날번 했습니다
조금만 더 파고 들어갔으면 살은 물론이고 뼈까지 나올뻔 했습니다
비탈진 곳에서 미끌어지면서
기계톱이 무릅을 쳤는데
속까지 들어가진 않고 피부만 살짝 베었습니다
걱정하실까 하여 아무 말씀도 안 드렸는데
청바지가 왜 그러냐 하셔서
요즘 청바지 다 이래요 빈티지 패션이래요
그랬더니
혀를 차시면서
성한 청바지를 찢어서 판다고 뭐라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