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워
싸나워
싸워
싸움
쌈
상추쌈
어릴땐
할아버지 할머니하면
인자하고 자애롭고 포근하고
할머니 하고 달려가서 안기면 아늑하고 고향같고
그 옆에서는 주룸진 얼굴에 인자한 웃음으로 허허허 웃으며
어서오렴 하는 따뜻한 할아버지인줄 알았습니다
요즘
그런 할아버지 할머니 없지요
다 화장하고 보톡스넣고 염색해서 할머니 할아버지는 없습니다
그런 분들은 다 동화책 속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두 노부부가
아직도 20 대 신혼부부처럼 부부싸움을 합니다
더구나 할머니는 노안수술을 해서
방안에
머리카락 먼지 하나까지 눈에 들어옵니다
할아버지는
눈도 어둡고 나이도 들어서 지저분한게 안보입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저 지저분한게 눈에 안보이느냐고
좀 치우라고 지저분하게 굴지말고
안보여서 못치우는 이 남자노인은 죽을 것 같습니다
안보여서 그런다고
좀 지저분하다고 안죽는다고
그러다가 화가나서 소리를 치면
부부싸움이 시작되고
급기야
할머니는 울고 불고 악을 쓰고 난리가 납니다
청소하라고 말해도 청소안하는게
지저분한데도 치우라고 해도 안치우는게
자기를 무시하는거랍니다
아
이거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엄마들이 그냥 할머니로 늙은거지요
엄마가 필사적으로 학원보내고
쪽집게 과외 시키고 애를 써도
아이가 머리도 안되고 공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이는 자신을 잘 압니다
공부하는 머리가 아니라는걸
왜냐하면 죽어라 해봤는데도 안되는걸 아니까요
이 엄마
아이 능력과 아이 생각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자기노력을 안따르는 이 아이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부싸움은 어디서 부터 시작될까요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시작됩니다
할아버지는 당신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50년을 살아 왔는데
그 끝이 이렇게 싸우면서 마무리 되어야 하는걸까요
그냥
안보여서 지저분하겠지
나이 들어서 그런걸거야
안되는걸 어떻게 해
에구 불쌍한 우리 노인네
할머니
이렇게 마음을 못 비우겠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