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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산끝 오두막 2023. 2. 16. 09:54

사나워

싸나워

싸워

싸움

상추쌈

 

어릴땐

할아버지 할머니하면

인자하고 자애롭고 포근하고 

할머니 하고 달려가서 안기면 아늑하고 고향같고

그 옆에서는 주룸진 얼굴에 인자한 웃음으로 허허허 웃으며

어서오렴 하는 따뜻한 할아버지인줄 알았습니다

 

요즘

그런 할아버지 할머니 없지요

다 화장하고 보톡스넣고 염색해서 할머니 할아버지는 없습니다

그런 분들은 다 동화책 속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두 노부부가

아직도 20 대 신혼부부처럼 부부싸움을 합니다 

더구나 할머니는 노안수술을 해서

방안에

머리카락 먼지 하나까지 눈에 들어옵니다

할아버지는

눈도 어둡고 나이도 들어서 지저분한게 안보입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저 지저분한게 눈에 안보이느냐고

좀 치우라고 지저분하게 굴지말고

안보여서 못치우는 이 남자노인은 죽을 것 같습니다

 

안보여서 그런다고

좀 지저분하다고 안죽는다고

그러다가 화가나서 소리를 치면

부부싸움이 시작되고

급기야

할머니는 울고 불고 악을 쓰고 난리가 납니다

 

청소하라고 말해도 청소안하는게

지저분한데도 치우라고 해도 안치우는게

 

자기를 무시하는거랍니다

 

이거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엄마들이 그냥 할머니로 늙은거지요

 

엄마가 필사적으로 학원보내고

쪽집게 과외 시키고 애를 써도

아이가 머리도 안되고 공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이는 자신을 잘 압니다

공부하는 머리가 아니라는걸

왜냐하면 죽어라 해봤는데도 안되는걸 아니까요

 

이 엄마

아이 능력과 아이 생각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자기노력을 안따르는 이 아이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부싸움은 어디서 부터 시작될까요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시작됩니다

 

할아버지는 당신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50년을 살아 왔는데

그 끝이 이렇게 싸우면서 마무리 되어야 하는걸까요

 

그냥

안보여서 지저분하겠지

나이 들어서 그런걸거야

안되는걸 어떻게 해

에구 불쌍한 우리 노인네 

 할머니

이렇게 마음을 못 비우겠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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