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벛나무

산끝 오두막 2016. 4. 19. 11:05

 

밭 개간하는 곳에 통나무를 끌어 내 놓고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반쯤 썩은 이 통나무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장작으로 쓰기에는 너무 썩었고

그렇다고 부셔서 땅에 뿌리기에는 아직도 생생하고

 

그러다가 결정했습니다

그나마도 한 겨울에 장작이 없을때는 요긴하게 쓰일거야

장작용 통나무 쪽으로 옯겨 놓기로 했습니다

물먹고 석은 나무는 무겁습니다  

 

한 경울을 생각하면  

썩은 나무라도

장작용 통나무를 많이 모아놓아야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오래 묵혔던 밭에

오미자나 층층나무나 칡이나

이런 넝쿨나무들을 정리하고 들여다 보니

산벗나무가 꽃망울을 매달고 있습니다

 

산아래는

벛꽃이 다 폈다가 지고 이젠 파란잎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젠 꽃망을 매달고 서 있습니다

 

족히 20년은 더 된것같은데

베어 내자니 너무 미안하고

안 베자니 밭 가운데 버티고 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올봄은 꽃을 보려고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돌배나무도 낙엽송 틈에서

위로만 위로만 자라서 머리를 좀 잘라주었습니다

이렇게 전정 하는 것을 과수원에서는 가지를 유인한다고 표현 하시던데

초보가 뭘 아는게 없이 그냥 제일 아래 가지만 남기고 잘라주었습니다

죽지야 않겠지요

 

 

 

 

가늘던 엄나무도 몇해동안에 굵어졌습니다

키만 너무커서  위를 좀 잘라주었습니다

 

 

 

 

통나무를 옯기고 집앞에 통나무를 장작용으로 자르려고 했었는데

엔진톱이 개간하는 밭 땅에 묻힌 통나무를 자르다가

돌을 쳤는데 이빨이 무뎌져서 장작은 못하고 창고 정리를 하는데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하늘을 바라보니 먹구름이 몰려 옵니다

배도 고프고

밥을 해야지요

어둡기전에밥을 해 놓아야지

해 밝을때까지 일하다가

어두울때 밥을 하면 너무 늦게 밥을 먹게 됩니다

 

 

 

 

어디는 벌써 두릅을 딴다는 말씀들 하시던데

마당에 두릅이 이제 머리를 내밀고 있습니다

 

올해도

이 두릅들은 내 차지 안올겁니다

일하다가  퇴근하고 보면 없을테니까요

 

사실은 두릅나무가 불쌍합니다

순이 나올때 한번만 따면

그나마도 성장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텐데

작정을 하고 계속 따면 죽어 버리거든요

 

어떤 나무라도 마찬가지 일거니다

집안에 화초

마당에 꽃나무

새순이 나오는데 계속 따버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죽을것 같은데요

 

두릅이니까 네 팔자려니 하고 살으렴

그냥 그런 생각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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