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에는 밤나무가 세그루 있습니다
하나는 완전 토종
다른 하나는 그냥 밤나무
마지막은 개량종인가 본데 밤알이 엄청 큽니다
제일 먼저 떨어지는건 아무래도
재래종인 토종밤나무인데
알 크기야 도토리보다 조금 큰 정도니 아무도 안 주워갑니다
어머니는 열심히 주워서 삶아서 주시기도 했는데
두번째로 떨어지는건 그냥 밤나무
토종보다는 알이 크고 맛도 괜챦은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개량종이 떨어지는데
정말 알도 굵고 보기도 좋고 왕알인데다
보통 밤이 대개 세개가 들어있는데
이 밤은 하나만 가운데 들어 있습니다
보기 얼마나 탐이 나는 밤알인지 모릅니다
보기만 그렇지 사실 맛은 보통밤이 더 좋습니다
보통 밤나무에서 그냥 떨어진 밤을 조금 줏고
연휴주쯤 밤나무 모두 털어야지 했습니다
연휴에
와보니 왕밤이고 보통밤이고 밤송이가 하나도 없습니다
누가 다 털어 갔네요
길가도 아니고
산속도 아니고
대문을 지나 마당을 들어와야하는 곳인데
아마 동네 아는분들이 털어 갔을겁니다
모르면 들어 올리없고
당당하게 들어와서 털면
서로 이웃인 다른 분들은 주인에게
허락을 얻었나 보네 한다는걸 아는분일겁니다
너무 당당하면
뭐하는 거냐고 비난하는 사람이 되레 움찔하거든요
밤을 가져다 주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많이 못주게 되었습니다
밤나무 세개를 다 주우면 그래도 꽤 많은 양일텐데
아닌건 아니거지요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