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겨울내내 어렵게
얼리지 않고 사용한 물탱크를
파내서 집보다 높은 곳에 가져다 묻을 생각이었다
매년 계곡이 얼면 물을 못썼는데
지난해는 열선감고 땅에 파묻고 헌 옷으로 덮고
어찌어찌해서 물탱크를 얼리지 않아
하루 한세수대야의 물로 3개월을 살았다
물통을 보니 바닥이 보이고
이때쯤 모타 없이도 자연수압으로
물을 좀 써 보자는 바람직한 생각으로
땅에 묻힌 물통을 꺼내기로 했다
포키가 내려와 있어서
그저게는 깜깜한 밤에 하수도를 묻었고
어제는 물통자리를 팠다
물론 밤열시에 포키 라이트를 켜고 팠으니
오죽 엉성했을까
드뎌 물통을 파서 꺼내는 시간이 되었다
오랫만에 맘껏 물을 써 보는거야
걸레도 빨아서 방도 좀 닦고
밀린 설거지도 좀하고
물아끼느라 겨우내 그릇하나로
밥 먹던 그릇도 물에 불려 씻어주고
음 좋아 좋아
어두운데 깊이 묻힌 플라스틱 물통은 쉽게 빠지지 않는다
포키 이빨이 잘못 건드리면 빵구 나기 십상이고
정화조나 물탱크를 땅에 묻을땐 조심해야 한다
어설피 그냥 묻어 놓고 밤에 비오면 그 무거운게
새싹 돋듯이 땅을 뜷고 올라와서 옆으로 누워 있는다
부력 때문이라지
조심한다고 했는데
역시나 빡 하는 소리가 나서 설마 했는데
바닥에 남은 물이 흥건하게 구덩이에 고인다
에이 뚫렸네
이럴때면 꼭하는 생각이 있다
하지 말을 걸 그랬나 여지껏 잘 썼는데
손대서 아주 망가져 버렸네
열한시
아침에 밥해먹으려면
물을 길어다 놓아야지
이젠 물탱크 사다 묻을 때까진
또 물을 길러다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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