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허리가 아파서
어머니댁 농사를 조금 등안시 했습니다
조금 나아져서 고추도 좀 따고
풀도 깍고 정리를 좀 해야겠습니다
농사는 허리가 힘이 들어 하는 작업입니다
허리를 숙이고 경건해야
땅에 있는 작물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고개 빳빳하게 들고 건방지게 서서
작물을 수확 할 수는 없습니다
땅에 엎드려야 합니다
그러니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허리숙이고 겸손하게 일하는 그분들 노고를
마음으로 느끼기는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물며
고구마에도
땅콩에도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해야 합니다
종교단체들에서
신도들이 바닥에 엎드려 절하는 그런 경건한 자세가 됩니다
수확하는 작둘들릉 보면 존경해 야지요
누구 배에 들어가서
그 사람이 살아가는 영양소가 되는 것들이니
정신에게 주는 종교 영양소와 같은 비중을 가져야 합니다
허리가 아프니 땅에 퍼질러 앉아서
풀을 깍고 고추를 따서 널어 두었습니다
올해는 양이 많지 않아서
고추 건조기는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비온 뒤라 땅콩이 잘 뽑혀서
조금은 수월하게 반쯤 뽑아서 축사에 널어 두었습니다